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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주거의 형태 변화

박 : 어디부터 어디까지 공유하고 어디부터 어디까지 개인의 공간으로 할지와 관련해, 신발을 신거나 벗는 것도 있지만, 한국에서 실내 화장실과 샤워실을 공유할 수 있을지 약간 의구심이 드는데요.

김 : 화장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솔직하게는 아주 작은 공간에서 침대가 있는 영역과 수전이나 변기가 있는 물쓰는 영역의 경계를 조율하는 방식을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너무나 쉽게 러브 호텔이나 교도소가 되어버렸습니다. 1인이 점유할 수 있는 면적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나가야 하는 압박 속에서, 화장실이 있는 극소한 1인용 주거 평면은 많이 있으니 화장실이 없는 유형을 만들고 싶었어요. 따라서 전용 면적이 더 주어지는 경우에도 침실에 화장실을 넣기 보다는 혼자서는 소유할 수 없는 공용 욕조가 있는 방식으로 계획했어요. 다만 같이 쓰는 불편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 공유하는 단위가 있어요. 예를 들어 화장실을 공유하는 단위는 4~5명 이하로 하고, 만일 20명이 함께 사는 주택이면, 20명이 동시에 같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5인 4조, 구룹으로 구분하고, 이 네개의 구룹이 공유하는 다른 시설로 전체 입주자를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공유 단위가 더 커지면 여러 묶음이 확장되어 결국 지역과 연계되죠. 다양한 위계의 공유 공간이 중첩되어야 해요.

박 : 제가 설계한 ‘유일주택’ 지하에 입주자만 사용할 수 있는 공용 목욕실이 있는데 그것과 유사하네요. ‘유일주택’도 그 공간이 상당히 인기 있습니다. 그런 공간은 관리가 중요할 것 같은데 매니저나 관리자를 따로 두나요?

김 : 건물에 매니저가 따로 상주하지 않고 ‘삼시옷’이 관리합니다. 공유 공간마다 톤앤 매너 즉 내부 규약이 있고 공유 공간은 별도의 청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입주자 스스로도 공유 공간을 관리하고 청소하지만,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정기적으로 청소해주는 것을 좋아해요.

박 : 그런 서비스를 받는 공유 공간 사용료는 얼마로 계획했나요?

김 : ‘청운광산’은 보증금 1500만원에 월39만원에서 47만원이에요. 임대주택의 계획과 임대주택의 공급은 미묘하게 다른 층위의 문제에요.처음에는 1인가구를 위한 다양한 주거 평면에 집중하였는데, 다양함의 기저에는 저렴함이 있고, 저렴한 임대료를 만드는 것에 더 공을 많이 들였어요. 저렴한 임대료를 위해 싼 땅에 무조건 저렴하게 지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좋은 입지에 높은 품질의 임대주택을 만들기 위하여 땅은 국·공유지를 임대하고 공사비는 15년의 장기 대출을 통하여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었어요. 특히 청운광산의 경우 보증 기간이 15년으로 길어지면서 건설비용을 절감하지 않고도 월세를 낮출 수 있었어요. 8년 안에 갚아야 한다면 건설비용을 감당 할 수 없어 시작도 못했겠지요. 만일 20년, 30년 장기 상환이 가능하다면 월세는 더 내려갈 수 있어요. 결국 금융계획이 해결책인 셈이죠.

공유주택의 질적 향상에 대한 고민

박 : ‘청운광산’은 공유주택이면서도 질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콘크리트로 지어진 건물보다 목구조가 함께 들어간 하이브리드 구조를 선택하면 공사비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 : 저는 ‘경영위치’에서 3년 일 했는데요. ‘경영위치’는 철골조로 많이 시공했습니다. 계획 단계에서 부터 프로젝트에 적합한 구조와 시공법을 검토했는데요, 그때는 그것이 특별한 경험인지도 몰랐지요. 당시 ‘경영위치’는 보건소를 전국에 많이 짓고 있었고 공공건축물로서 보건소 공사는 가격입찰을 통해서 매번 다른 지역의 건설사와 진행해야 하니 좋은 건축물을 시공하는 전략도 필요했던것 같아요. 현장을 압도할 만큼 정밀한 도면을 밀도있게 그리고, 현장 변경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시공 방식에도 많이 참여했던것 같아요. 특히 철골조는 공장 발주 후 현장 변경이 없도록 도면 준비를 많이 했어요. 삼시옷에서 진행한 작은 임대주택들은 모두 철근콘크리트조에요. 실력있는 현장 소장님을 만나 아무리 정성들여 짓더라도, 값싼 형틀 공이 와서 현장의 다양한 변수 속에 진행하는 지금의 소규모 주택 건설 방식으로는 완성도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워요. 노력으로 제어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아울러 함께 일하는 모든 설계사무소가 정교한 실시설계도면을 그려 현장을 관리하지 않는 이유도 이해하게 되었죠.

박 : 실무로 배운 방법과 삼시옷에서 하는 작업이 맞지 않다고 느꼈군요. 현장에서 좋은 만듦새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도 들어요. 결국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손은 현장이라는 한계가 있다 보니 답답한 부분도 있고, 이런 상황이 장기적으로 설계자에게 좋지 않은 방향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김 : 대규모 신축 프로젝트보다 도시의 작은 공간을 조정하거나, 전환하는 일들이 많아지면서 젊은 건축가들 보다 조경이나 가구 등 작가로 활동하는 디자이너들이 더 주목받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그 이유가 ‘결과물에 대한 책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도면을 그리는 것에서 머무를 것이 아니라 ‘디자인빌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생산한 도면과 결과가 다를 때 책임질 수 없다면, 전문가의 구분과 전문 분야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요즘, 점점 설계자의 자리는 없어지는게 아닐까요. 마찬가지로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임대관리업도 지속 가능한지에 대해서 확신이 없어요.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기 위해 입주자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거나, 아니면 IoT 기술로 무인화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양자 모두 실패한 상황이라, 조립식 공법을 시도해 보고, 직접 생산을 통한 주택 공급 가능성을 고민해 본 것 입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주택임대관리업

박 : ‘주택임대 관리업’은 여전히 생소한 분야로 느껴집니다. 삼시옷에서 소규모로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주택 관리를 특별하게 내세워 진행시켜오고 있잖아요.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더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김 : 새로운 주거유형은 그 일을 하는 과정이 새로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보다 더 재미있는 공유 주택을 계획할 수 있는 팀은 많이 있지만 기존의 방식과는 조금 다른 주거 유형을 책임지고 관리할 주체가 없다면 새로운 평면은 실현될 수 없어요. 저희가 일을 시작한 2013년 당시에는 시행, 설계, 시공, 심지어 부동산 중개를 하는 업체는 있었지만 임대관리를 하는 팀은 없었어요. 그래서 직접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임대관리를 시작하였지만 저희가 계획했던 내용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공간 이용 행태와 사용자 만족도를 자연스럽게 관찰할 수 있었던 것은 아주 중요한 경험이었어요. 이런 관찰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잘 정리하여 함께 하는 건축가에게 전달하고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큰 즐거움입니다.

박 : 토지 소유자는 건물을 지어 사업을 할 때 금융과 입주자 관리 등이 부담이 커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죠.

김 : 금융이나 임대관리 분야 역시 설계나 시공처럼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데 특히 작은 규모의 임대주택 프로젝트에서 이들을 만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기업에서는 300세대를 관리해야 한 사람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규모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없이 일을 시작하지 않습니다. 10세대만 관리한다고 일의 양이 같은 비율, 즉 3%로 줄지 않기 때문에 토지 소유자가 틈틈이 하기에는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 됩니다. 저희 역시 아직 그 규모에 도달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전문주택임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와 함께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 밖에 없었어요. 같이 쓰는 공간에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입주자가 스스로 공유공간을 본인의 거주 영역으로 인식하여 잘 관리하고 돌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의동 집’의 입주자들이 동네 이웃도 함께 쓰는 공유주방을 관리하는 것 처럼 집 앞의 골목을 정리하는 것 같이 집과 같은 아주 사적인 영역 안에 다양한 성격의 공간을 계획하고 같이 쓰는 공간에 애착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기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박 : ‘청운광산’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나요?

김 : 청운광산은 서울시와 함께 공급한 사회주택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보다 저렴하게 공급해야하는 목표가 있어 다양한 층위의 공용 공간을 만들지 못했어요. 따라서 공유 공간을 집 내부에 만드는 것 대신에 집 외부에 있는 이런 공간들을 잘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청운광산은 바로 앞의 공원과 주변의 풍부한 자연, 다양한 문화·상업 시설 즉 근린으로 어떻게 주거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는가에 관한 대답입니다. 서촌은 집 안에 부족한 주거의 기능이 동네에서 잘 해결 될 수 있는 곳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시간을 서촌에서 보내는 서촌 도보 생활권자, 저희끼리의 말로 ‘서식지가 서촌’인 분을 대상으로 기획하였어요. 집은 조금더 공적이 되고, 동네는 조금 더 사적으로 변하기를 기대하면서요.

공공의 역할

박 : 한국 주거는 아파트가 가장 많지만, 서민 주거로 보자면 저층형 집합주택이라고 할 수 있는 ‘다가구, 다세대 주택’이 전체의 30%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축가들은 전통적으로 저층형 집합 주거에 비중을 그리 두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서울시를 포함해 지자체들이 다양한 방식의 저층형 집합주택을 중심으로 도시재생을 시도하고 있는데, 최근 ‘준공공 임대주택’ 확산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김 : 저층 주거지에서 무엇보다 필로티 주차장을 없애야 해요. 필로티 주차장으로 연속된 거리는 지하 주차장을 걷는 것과 같아요. 동네의 골목을 CPTED 디자인이나 안심귀가 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 우범지대로 만들었어요. 차고지 증명제 등을 통하여 주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가 아닌 보행자가 중심이 되는 계획과 정책이 필요해요. 저층 주거지는 단지형 아파트에 비해 부대복리 시설이 부족하고,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전용 면적을 극대화 하는 건축 계획처럼 동네 역시 사유지와 공유지의 경계는 강화되고, 함께 점유하는 다양한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껴요. 특히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일상에서 매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2012년 공용 복도 공간을 거실화 한 박소장님의 서교동 ‘나무 282’ 공동주택을 보고 서울과 같이 밀도 높은 도심에서 이런 시도를 한 점에서 특히 감명을 받았어요. 복도 공간을 거실화 한다는 개념을 지지하며 ‘리빙 스트릿’이라 특별히 이름지어 공유주택의 중요한 요소로 관리하고 있어요. 버려지기 쉬운 공용부에 기능과 설비를 더해 잘 활용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공간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도시의 공용 공간인 골목으로 확장된다고 생각해요.

박 : 저희는 그 이전부터 개인공간도 중요하지만 지금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집과 집 사이의 멀어진 관계와 그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공용공간의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공용공간에 더 신경을 쓰고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김 : 민간 시장에서 공간의 가치는 전용 공간을 기준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최대한 면적을 줄이거나 최소한의 비용만 지출해야 하는 공용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일은 언제나 어려운데, 건축주 의뢰로 지어진 ‘나무 282’에서 공용 복도 폭의 변화를 제안하고 공간에 딱 맞는 가구와 조명을 디자인 한 것을 보고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죠.

박 : 제 생각으로 서울시에서 공동체 주택을 진행하는 이유가, 서울의 오래된 주택들을 밀어내어 대규모로 아파트를 짓는 방식의 대규모 개발 사업은 가능하면 하지 말자는 쪽으로 바뀌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대규모가 되다 보니 여러 사회 문제들이 생기고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있을 것 같거든요. 윗집 아랫집 사람들 간의 최소한의 소통과 연결이 전무하기 때문에 이해나 관심이 없어서 당장에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 결국 사회 문제로 불거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합니다.

김 : 맞습니다. 서울시에서 공급하는 공동체 주택을 저층 주거지를 재생하는 도구로 삼아야 해요. 저층 주거지를 한번에 밀고 단지형 아파트를 짓는 개발 방식의 문제를 외면하면 안됩니다. 지금 시에서는 주거문화, 즉 공동체에 밑줄을 긋고 단지형 고층아파트에서 주거 공동체를 활성화 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려 하는데 실효성이 없어 보입니다.

박 : 대규모 공동체 주택은 처음 서울시에서 생각했던 취지나 조건과 조금 다른 접근이라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저층형 공동주택으로 진행하기에는 실적이 눈이 잘 보이지 않아 조급함이 있는 것 같긴 해요. 작은 프로젝트 여러 개를 해서 효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소규모는 한계가 있는 공동체 주택의 장점을 대규모로 옮겨 가면서 그 한계를 가능성의 확장의 기회로 보고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본 취지에 따라 대규모 공동체 주택은 반대 입장입니다.

김 : 왜 반대하세요?

박 : 일단 공동체 주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커뮤니티가, 규모가 커지면 익명성이 생길 수밖에 없고 소규모로 진행되면 그 연결 고리가 견고해지고 단단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사무실에서 설계했던 ‘유일주택(11세대)’도 그랬고, 지금 착공해서 진행하고 있는 ‘써드플레이스 홍은(5세대)’도 외부의 복도와 계단이 훨씬 더 적극적입니다.

김: 이렇게 적극적으로 계획된 공동주택 내부의 공용공간의 경험은 동네로 연결되어 확장되기 때문에 지금 우리 도시에 공동체 주택이 필요한 근거가 됩니다. 전이 공간이나 사이 공간이 나의 주거 영역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거주지 개념이 확장되어 그런 집에서 산 경험을 한 입주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집에 들어오는 길의 변화를 요구하고, 집 앞에 전단지를 주워오더라고요. 즉 이런 작은 경험들이 축적되면 다소 개념적일 수 있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집의 안과 밖, 내 것과 네 것, 이런 이분법적 대립 아니라 다양한 공공 공간이 가능해질 것 입니다. 이렇듯 건축가가 집합주택의 공용부를 잘 계획하는 것이 공동체 주택 정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아직 공동체 주택을 추진하는 부서가 통계적 성과에 기반한 주택 공급과라 사업의 성과를 산술적인 공급 호수로만 측정하는 것에 모순이 있어요. 공동체 주택 같은 정책이 거주자를 외면하고 공급 물량에만 집착하여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인데, 공동체 주택의 성과를 똑같은 공급 물량으로 평가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성과를 측정하는 다양한 지표들을 개발하고 탐색해야 정책도 성공할 것 입니다. 이런 성과지표들은 공동체 주택 저층부의 상가나 지역 일자리를 만드는 일을 주택공급과에서 추진하는 당위를 제공할 것입니다.

박 : 앞으로 동네의 변화를 위해, 근생을 포함한 공유주택이나 같이 사는 집에 대한 구조의 변화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 : 큰 변화가 없지 않을까요. 서울과 같이 밀도 높은 도시에서 아파트라는 공동주택 외의 유형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두가지의 외부적 변인이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는 더이상 주택을 소유하지 않으려고 하는 계층이 탄생한 것입니다. 임대 주택이 공급되는 것과 맞물려 부동산 유동화 제도가 시장의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분양 중심의 주택 시장에서는 전용률을 극대화하고 개인 전용 면적에만 자원을 집중하였어요. 그런데 부동산 유동화, 즉 물리적 경계와 상관 없이 지분의 형태로 공동 소유하는 것이 활성화 되면서 건물 전체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공용부까지 세심하게 개발할 여건이 갖추어 지고 있어요. 분양일때는 전용면적에 따라 기대수익이 산출되었지만 임대일때는 다양한 서비스를 더해서 임대수익이 발행할 수도 있고, 공유부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전 국민이 사모 펀드를 알만큼 앞으로 이런 집합적 부동산 소유의 방식은 더 확산될 것이고, 실제로 분양을 하더라도 지분을 사고 팔면 되는 것이니 공용 공간을 멋지게 만들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안들이 최근에 많이 실현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국가를 통치하던 가족이라는 단위가 무너진 것 입니다. 인구 구조가 1인가구 중심으로 재편된 것은 더이상 가족을 위한 주택이, 제도나 규범이 유효하지 않다는 과제를 던졌습니다. 단순히 가구 구성원 수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일하는 형태, 소비하는 방식, 여가를 즐기는 법 등 총체적 라이프 스타일이 달라진 것입니다. 외식이 많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배달이 놀라울 정도로 늘어, 냉동실 크기를 체크하는 입주희망자들을 보면서 주저할 것 없이 ‘청운광산’을 키친레스(kitchenless) 하우스로 만들 수 있었어요. 모든 주거가 주택은 아니듯 주택을 변화시키는 도시의 산업들이 생각보다 빨리 변화고 있어서 거기에 대응하는 주택의 의미와 새로운 형태에 대한 요구는 가속화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박 : 시대가 빨리 변화다 보니 주거 상품들이 못 쫓아가는 경우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미 사는 공간과 일하는 공간이 합쳐 새로운 유형에 대한 새로운 제안들도 나오고 있기도 하고, 다양한 주거의 변이들과 대안들이 계속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계 부분도 중요하지만 김 대표님처럼 금융 아이디어로 더 좋은 계획이 가능하고, 그런 건물을 잘 관리 할 수 있는 주택관리 부분까지 생각한다면 우리도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시간 재미있게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어 : 박창현
정 리 : 서경택
날 짜 : 2019년 11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