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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Junsung Kim)

건축이 ‘머리’가 아닌 ‘손’에서 시작되며, 건축이 ‘건축’을 의식하지 않을수록 더 건축의 본질에 근접한다고 믿는다. 소나기를 피해 우연히 뛰어든 처마 밑에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공간이 펼쳐지듯이 그는 감각적이면서도 기하학적인 공간을 디자인하는 실험을 지속해왔다. 조종우, 김치헌 건축사와 함께 hANd+ Architects를 설립해 도시, 환경, 디자인, 교육 등 건축의 지평을 넓히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https://www.handplus.kr/

현상학과 건축

박: 김준성 선생님이 한국에 들어 오셨을 때가 90년대 초반 이신데 그때 한국의 건축은 1990년에 출발한 4.3그룹 활동과 연장선 상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 4.3그룹에서 서양 건축에 대한 일종의 답습과 함께 한국 건축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할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1997년 대학원에서 설계 수업 내용에 현상적 상황을 설계로 연결하는 과정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설계와 현상학 사이의 연결 고리를 어떻게 해서 시작을 하게 되셨고 어떤 계기로 그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는가요?

김: 1990년대 초 한국에 들어와서 현상학을 많이 이야기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컬럼비아대학 대학원 마지막 논문 학기에 스티븐 홀 선생님의 스튜디오를 선택한 것으로 시작 되었어요. 그분이 현상학적 과정과 사고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때에는 사실 이해를 잘 못했어요. 그 당시 읽었던 책을 살펴보면 메를로 퐁티(M. Merleau-Ponty)의 ‘지각의 현상학(Phenomenologie de la Perception)’이 있었는데 그 책을 사서 한 달을 읽어도 15페이지 이상을 못 나가는 거에요. 언어적인 장애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연속적인 지식이 없다 보니 이해가 쉽지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몇 페이지 넘기고 나면 다 앞부분을 잊어버리니까 다시 또 돌아가야 하고 그런 상황이 벌어졌었죠. 현상학을 계속해서 이야기하시는 교수님 밑에서 나는 이해를 못하고 있는데 큰일 났다, 큰일 났다’ 하면서 시간이 흘러버렸죠. 나 나름대로 현상학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도리어 서울에 와서 다른 계기를 통해 이해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나 나름대로 깨우쳐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라서 이야기를 많이 한 것이지 현상학 자체가 중요해서 그것을 많이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닌 것 같네요.

박: 현상학에 대해 깨우쳐 가는 과정이 꽤 길었을 것 같습니다만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현상학에서 깨닫게 되신 부분과 설계에서 적용 된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김: 제가 깨닫게 되었던 부분 중 현상학에서는 제일 걱정하는 것이 우리는 시각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감각에는 오감이 있어 시각 외 다른 감각 기관으로 인지 되는 세상이 독립적으로 있다는 것을 잊는다는 것이죠. 우리는 다른 감각에 대해 무감각하다 보니 시각 중심으로 되어 있고, 이에 의해 사고가 한 곳으로만 쏠려 있다는 것이 걱정이에요. 그런데 나는 다른 감각에 대한 자각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작업할 때 이것을 어떻게 적용되느냐가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게 맞는 건가?’ 아니면 ‘이것이 가지고 있는 본질인가?’ 와 같이 질문을 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현상학이 좋기 때문에 현상학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작업을 해야겠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가 ‘현상학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작업을 보면 현상학적이지 않네?’ 라고 하는데 나에게 있어서 현상학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았던 거죠. 스티븐 홀이나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런 과정들이 그대로 녹아 들어 작품에 나왔다?라고 말하기에는 한국적인 상황이 나를 녹록하게 놔두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을 통해서 얻었던 능력은 항상 질문하는 자세였던 것 같아요. ‘내가 왜 이런 걸 하지?’,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뭐지?’ 와 같은 해석을 내 나름대로 해보는 것이 내가 작품을 진행하는데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너무 개인적이고 감상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을지 언정 ‘나의 컬러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만 해도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박: 현상학이라는 이야기를 꺼내서 작업하고는 계셨지만 그것이 건축적으로 연결되는 방식은 다른 건축가들과는 다른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러운 것이었군요. 그래서 인지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시는 현상학과 관련된 방식을 비교해 보면 조금 더 관념적으로 접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쩌면 프로젝트의 컨셉을 현상학에서 도출해 직접적으로 형태와 공간으로 풀어나가는 결과를 볼 때 건축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조금 더 논리적으로 읽혀지는 것 같습니다.
김: 논리적이라고 하는 것은 연결고리가 프로젝트를 아울러서 쭉 이어진다는 것 때문에 논리적 이라고 이해가 되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나 개인의 감성에 의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설득력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내용을 파편적으로만 적용되면 변질되고 그러면 굉장히 논리성이 없다고 보는데 프로세스가 쭉 이어진다는 이유로 논리적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잘못 본 것 같지 않은가요?

박: 결과물에서 읽히는 것으로 본다면 직접적으로 비교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비슷하게 지각과 물성에 관련된 이야기를 함에도 김준성 선생님께서 이야기하시는 현상학과 조병수 선생님이 이야기하시는 현상학을 비교하면 구체화 시키는 과정에서 좀 더 관념적인 접근이라고 생각 하는 것 같습니다. 재료와 물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법에 관한 이야기나 프로세스의 과정이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드러났을 때는 조병수 선생님의 결과물들은 몸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보였습니다. 반대로 김준성 선생님 건물에서는 몸과 직접적으로 연결 된다기보다는 컨셉을 풀어가는 과정이 머릿속으로 인지되는 쪽으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김: 어쩌면 반대일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서울에 들어온 지 20여 년이 되면서 작년에 미메시스 미술관에서 강의한 것을 가지고 『개념에서 건축』으로 라는 책을 내게 됐는데 사실 『개념에서 건축』으로 라는 타이틀은 내가 정한 것이 아니라 미메시스 출판사에서 제안을 했어요. 사실 그 부분을 컨셉에서 건축으로 전개 되는 과정이 색다르고 분명하다는 생각으로 쓰신 것 같습니다. 저는 그걸 다른 의미로 받아들였어요. 과거에는 건축에서의 사고를 새로운 것을 가지고 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지려고 했다면 지금은 그렇지 않은 나의 모습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관념적인 건축을 과거에 했다고 하면 요즘에는 그것도 없는 작업을 하는 것 같네요. ‘설명이 되지 않아도 좋은 것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겠어?’ 이런 생각으로 하는 것이라 그 책 제목을 보면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조병수 선생님과 나를 비교를 한다는 것이 어쩌면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런 것은 있을 것 같아요. 현상학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프로그램이 주어졌을 때 해석을 하게 되는데, 기존에 건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본질에 대한 질문들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비승대 성당’에서 원심력에 관한 이야기도 사실 비승대가 제2군 사단에 있는 헬리콥터 부대에 있는 성당이었어요. 헬리콥터 하면 뭐가 생각나는가? 부력이고, 부력은 어디서 나오느냐? 원심력에서 나온다. 이와 같이 본질에 조금 더 접근하기 위한 사고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러한 과정의 결과로 빨간 벽돌과 첨탑이 있는 뻔한 성당의 모습과는 달리, 조금 더 장소에서 프로그램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독특한 본질을 좀 더 찾으려 했던 의도들이 들어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또 다르지 않았을까요? 또 젊은 나이에는 그런 것을 하면 소위 과정이 있어 보이기도 하니까 많은 시간을 소비하더라도 자족감을 위해 이러한 과정들을 거친 것 같아요. 그런데 작년인가? 아는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형 왜 요즘은 그런 작업을 안 해?” 그래서 “요즘 돈 버느라고 시간이 없어” 그랬더니 너무나도 그런 부분들을 아쉬워한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에 요즘 왜 그런 작업물들을 생산 안 하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이가 변하게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내가 중요시하는 것이 그때 당시에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진 것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까 농담처럼 대답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안 하는 것은 아니고 관심사가 바뀌는 것 같아요.

프로젝트의 접근

박: 방금 이야기 하신 것과 같이 많은 건축가들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장소와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선생님이 관심을 가지고 각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거나 진행해 나가는 방법론 같은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게를 어디에 더 많이 두고 안 두고는 없는 것 같아요. 혹자는 그걸 방법론처럼 이야기하고는 하는데 나한테는 방법론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는 직감의 영역인 것 같아요. 건축이라는 것이 젊었을 때는 개념을 관념적인 열매를 따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면 나이 들어가면서는 시간의 소중함,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어요. 조금 달라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건축을 하니까 결국에는 장소와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잖아요? 어떻게 장소를 써서 프로그램에 더 자극을 줄 수도, 또 어떤 케이스에서는 프로그램이 공간적 특성을 중립적으로 만들어서 장소성을 없애버리고 프로그램 그 자체를 부각할 수도 있으니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는 말은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사실은 비건축적이라고 하는 해석도 있는데 나는 보다 건축적일 듯해요. 건축의 본질은 사실 그쪽에 있었던 것인데 건축을 형태라고 하면 사실은 무의미해지니까요. 형태를 만들려다 보니 옥죄어지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러니깐 거기 매달리다 보니 나머지 것들이 많이 잊혀지게 되고 나는 그 잊혀있던 부분들을 불러오는 그런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권역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요.

박: 방금 말씀하셨던 잊혔다는 것을 불러온다는 것에서 잊혀있던 것은 뭐를 의미하는 것인가요?

김: 그 얘기를 되게 많이 해요. 분명히 존재했던 것이고 존재감도 알고 있었던 것인데 잊혀 져 있다가 갑자기 우리가 설계 할 공간에 왔을 때 존재의 기억을 되찾게 되는 그런 섬뜩함? 그걸 계속 이야기를 하는데 말로는 그것을 잘 설명하기는 힘든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형태적으로 보이는 것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고요. 그렇다면 그것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어떤 걸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존재감을 불러 들이는 것은 굉장히 달라요. 디테일이 요구되지 않는 상황에서 건축을 하다 보니까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 같아요.

박: 집중해서 상황이나 기능에 맞춰 설계를 하다 보면 그런 중요한 내용을 잊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주거에서는 더욱 요구하는 내용이 많다 보니 그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김: 주거 프로젝트는 사는 사람이 정해져 있으니 설계를 하는 나보다 이용자가 더 중심이 되어야 하는 공간이기에 조금 더 설명해서 해결해야 할 영역이 많은 것 같아요. 이용자가 명확하게 결정되어 있는 프로젝트라면 어떻게 보면 또 다른 협업이라 볼 수도 있고요. 작으면 작을수록 물성에 대해서 신경이 가야하고 재료와 재료가 만나는 부분들이 부각 되고 노출 되는 것인데 요즘 새롭게 주거만 4채를 맡게 되면서 다시금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채를 보더라도 똑같지는 않아요. 어떤 공간이 어디에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어떤 삶을 사십시오’ 이런 것을 제안하려고 해요. 그렇기에 이런 생각들이 잘 통하는 건축주를 만날 때가 즐거운 것 같아요.

박: 최근 주택을 의뢰하시는 건축주에게 삶에 대한 질문이나 가족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드리면 다양하게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자신이 살 집을 위치와 크기 그리고 브랜드만 선택하면 되는, 카탈로그에서 고르듯 쉽게 결정을 했는데 지금은 자신들만을 위한 삶을 제안한다는 것에 대해 아주 흥미를 느끼고 그 주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생각하는 주택에서 중요한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김: 결국에는 바깥 공간이죠. 소위 말해서 옛날에 우리는 마당이라는 공간이 있었잖아요? 그 안과 밖의 관계성이 어떻게 맺어질 지 예상을 하고 어떻게 만들어주는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박: 요즘 저희 사무실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단독주택도 그렇고 집합주택도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깐 결국에는 집 안과 함께 바깥 공간에 집중하게 되고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파트가 좋았던 부분들도 있지만, 그것에 익숙해져 있거나 그것만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른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억이 없거나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김: 사실 아직 건축에서 풀어내는 평면을 봐도 아직 아파트를 벗어나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으니까 뻔한 그런 공간을 요구하게 되는 것이 아쉽습니다. 바깥을 이야기하다 보니 환경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예를 들어서 우리가 얼마 전에 ‘힐리언스’라고 홍천에 있는 일을 했었는데 사실 많은 것들이 우리 뜻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한가지 좋았던 것이 그걸 계기로 환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작업 자체가 환경적이지는 않았지만… 설계 하면서 또 깨달았던 것은 환경은 우리 건축에서도 환경이 이슈가 되어서 단열 성능이라든지 여러 가지 규제도 많이 생기고 대체 에너지도 많이 있잖아요? 근데 그렇게 볼 것은 아니죠. 사실 의식 속에 있는 것인데 제일 환경적인 것은 가난하게 사는 게 환경적이잖아요? 추울 때 춥고 더울 때 더운 것이 가장 환경적인 것인데 그것을 환경적인 것이라고 안 느끼는 거잖아요? 에너지를 가장 적게 사용하는 것이 환경적이라고 느끼는 것이니깐 근본적으로 뭔가 그런 것들을 건축주에게 생각을 밝힐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디자인에도 반영이 되는 것 같고요. 만나자마자 삼중창 얘기를 하는 분도 계시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난처할 때도 있는 것 같아요.

박: 어쨌든 상대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들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사무실도 건축주의 상황, 나이, 직업, 가족 관계에 따라 어느 정도의 강도로 삶을 제안을 할 것인지 달라지는 것 같네요.

김: 그런 것이 선수가 되어간다는 소리죠. 건축은 내가 내 돈으로 짓는 것이 아니기에 설득작업이라고 볼 수 있어요. 어떻게 설득력을 갖춰갈 것인지는 개인에 따라 다른 것 같네요.

박: 설득하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대화를 통해 설득을 시킬 수 있는 영역이 있고, 또 어떤 방식으로 설득을 해야 할지 어려운 부분들이 있잖아요? 공간에 대한 분위기, 느낌은 실제로 경험해보기 전에는 절대 알 수 없는 것인데 선생님께서는 이런 부분들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시나요?

김: 개인과 공공의 프로젝트가 다르기는 한데 개인의 경우에는 찾아오는 분들이 우리의 작업물의 결과물 혹은 태도를 알고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처음에 설득하기가 조금 수월한 것 같아요. 이때 뭐가 중요한지를 말하려고 해요. 그 이후로는 중요하게 잡아둔 것이 흔들리지 않고 그 안에서 설계를 풀어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설득을 해요. 하지만 공공프로젝트 같은 경우에는 ‘동숭동 아트센터’나 영주에 대한 복싱 협회의 ‘복싱 전용 훈련장’ 설계 같은 경우에는 복싱 협회라서 그런지 간섭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공모전에 가지고 갔던 그대로 지어졌어요. 동숭동 아트센터 같은 경우는 대통령도 바뀌고 그에 따라 아트센터 재단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바뀌다 보니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포함되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많은 계획했던 부분이 바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이때 우리가 제일 아끼던 아이디어가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극장에 대한 아이디어였고 두 번째는 마당에 대한 아이디어였어요. 하지만 극장에 대한 아이디어는 우리의 생각을 관철하기에 무리가 있었고 최소한 마당만이라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박: 좀 전에 주택에서 선생님께서 건축주와 만나시면서 이것은 꼭 가지고 있어야겠다고 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더 들어보고 싶습니다. 주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내용이 있나요?

김: 사실 요즘 저희 같은 경우는 평면적인 이야기보다 단면적인 아이디어들인 것 같습니다. 주택을 지을 때 단층으로 짓는 경우는 거의 없고 보통 2, 3층이 되고, 지하까지 계획하는 경우 레벨이 거의 3개 층 이상이 되기 때문에 조금 전 이야기한 바깥 공간을 세 개 층의 단면에서 바깥 공간이 어떻게 조우하게 되는지 그런 부분이 나에게는 굉장히 소중한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방법이 있어서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나 그 사람에게 전해 들었던 집에 대한 것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적용해서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4건 중에서 2건은 엄청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주셔서 거의 100% 적용해나가고 있는데 나머지 2건은 처음에만 좋아하시더라고요.

박: 4개의 주택에서 단면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어떻게 완성될지 궁금합니다.

(비승대성당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