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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let Architecture/Urban Farming

박: 발표 내용에서 업사이클링과 함께 ‘Pallet Architecture’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설명하였는데 내용을 다시 한번 이야기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Pallet Architecture’에서는 어쩌면 자본주의적 속성이 가장 빠르게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한데 자연스러운 상황 또는 보편적인 과정이지 않은가요?

엠마누엘: 팔레트는 도시 안에서 목재를 얻는 저렴한 방법이었고, 수십 년 동안 광범위한 가구(의자, 테이블)를 만드는데 사용되어 왔어요. 지난 10년 동안 대안적 생활과 반문화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이제는 이런 종류의 가구는 많은 공공건물이나 상업건물에서 장식적인 요소로 도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그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재활용하고 이익을 얻는 데에 사용했는지에 대한 좋은 예시이죠. 한때 값싼 재료를 창조적으로 사용했던 팔레트는 역설적으로 지금은 관료적 시각에서 보는 학문적 태도의 상징이 되었어요. 라 제네랄에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겨난 풍경들이 이제는 트렌디 한 술집을 표현하는 주된 방식이 되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픕니다. 또한 이런 ‘Pallet Architecture’가 보이는 현상은 너무나 많습니다. 옛날에 분필로 카페나 레스토랑의 메뉴나 간판을 적었던 것이 지금은 상업적으로 그때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친숙한 타이포그래피로 분필로 그려내는 디자인이나, 많은 돈을 들여 새 건물을 오래된 건물처럼 리노베이션 한 것으로 보이게 하는 것도 비슷한 예입니다. 이런 것들은 유행이 지나면 쓸모 없게 될 것이고 그 자본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 문제가 됩니다. 아쉽게도 이런 시도들이나 방식은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 중에 하나로 보입니다.

박: 듣고 보니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떠 오릅니다. ‘Pallet Architecture’와 함께 비슷한 사회적 문제로 이야기했던 urban farming에 대한 비판적 내용과 urban farming을 표방한 건물들에 대한 회의적인 관점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 하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도 정부에서 urban farming과 관련된 여러 시도나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홍보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적극적으로 내용이 나오고 있지 않지만 현재의 흐름으로 보자면 곧 urban farming에 대한 문제점이 야기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엠마누엘: 현재 파리에서 개발되고 있는 건축과 연관된 프로젝트("Reinventing Paris"와 같은)를 간단히 살펴보면 녹색 식물화가 거의 의무처럼 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녹색 식물화는 건물의 파사드나 옥상 등 어디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후 몇 십 년을 제외하고는 파리(그리고 아마도 모든 대도시)에서 항상 존재 해 온 활동인 도시 농업은 다시 매우 환영 받고 있으며 국가로부터 적극적으로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새로운 시도들은 아마추어적이거나 레크리에이션 목적에만 국한되어 있고 실제로 그 생산성은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시민들과 자연을 다시 연결한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유용하고 고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을 실제 식량으로 활용하는 것은 지금으로써는 환상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접근의 정원은 도시 내 생물 다양성(식물, 곤충, 새 등)을 확장하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큰 나무들(옥상이나 지붕이 아닌 길의 바닥에 심어졌을 때)도 무더운 여름에 기온 조절에 기여합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도시 농업이 성과가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프로젝트의 (옥상)정원들이 도시의 밀도를 숨기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은 아닌지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것은 그린워싱(greenwashing)의 한 예로 볼 수도 있을 겁니다. 또 다른 현상은 일반 시민들을 위해 설치된 눈에 보이는 정원과는 별도로, 첨단 기술과 컴퓨터 제어 장비를 통해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는 전문적인 실내 자동화 공장 농업을 개발하려는 시도도 있다는 것입니다. 수중재배나 에어로포닉(aeroponic) 기술에 의존하는 실험은 상업적인 관점에서 아직은 이익을 창출하지는 못합니다. 이 현상은 역설적으로 소비자와 엄격한 기술적 감시 하에 유지되는 "자연" 사이에 추가적인 거리를 만들어 냅니다. 해당 기술의 실제적인 환경 평가는 urban farming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잘 이행되지 않습니다. 나는 "자연은 완벽하지 않으며 밀폐된 공간에서 통제되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상당히 의심스러웠습니다.

박: urban farming은 한국에서도 최근 ‘농업기술 선진화’나 기술화를 위한 선례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엠마누엘: 몇 년 전에 나는 부산의 ‘초량’을 방문 했었습니다. 도시화 이전에는 개울이었던 오르막길 그리고 혼재된 작은 집들과 작은 정원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한국의 나이든 사람들이 어떻게 그 작은 정원을 유지 하는 지를 보았습니다. 나는 그분들의 인내심과 신중한 작업을 존경합니다. 이 모든 지식들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 슬프지만 나는 또한 새로운 기술들이 큰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도 이해합니다. 기계화(도시 농업에서는 흔히 전자, 로봇,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다)라는 것은 나이든 사람들이 오랫동안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나는 에너지와 재료의 부족이 고려되지 않은 첨단 기술의 지속성에 대해 확신하지 못합니다. 또한 농민의 자율성이 상실되어 미래가 불안한 것도 사실입니다.

Third places

박: 내용 설명 중에 ‘Third places’에 대한 개념을 이야기 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 사무실에서도 관심 가지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핵가족화 되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지금 이 ‘Third places’의 기능과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엠마누엘: 나의 관점에서 ‘Third places’*와 ‘코워킹 공간’은 새로운 사회 메커니즘의 결과물이자, 프랑스와 같은 복지 국가에서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일반적인 것과는 매우 다른 일자리 시장의 새로운 형태입니다. 젊은 노동자들은 디지털 플랫폼("우버화"**)을 통해 점점 더 많은 자영업자가 되고 취업 시장과 연결되지만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로 남겨집니다. 본인들의 권리를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이 없는 노동자들을 위한 조합은 없습니다. ‘Third places’는 노동자와 다른 개인간의 사회적 연계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이 이전 방식의 복지(사회보장, 연금, 노조, ...)의 손실을 보상하기에 충분하다고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작업 방식이 매우 다른 한국에서 그러한 현상들을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것은 거대하고 빠른 패러다임의 변화를 나타낸다고 생각합니다.

* Third Places :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쓴 책 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제1, 제2의 공간인 집과 직장에 대한 관심을 잊고 쉬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스트레스 해소와 에너지 충전을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공장소를 지칭한다. 좋은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사람들, 좋은 관계를 맺고 행복감을 느끼며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면 대부분 제3의 공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 우버화(Uberization) : 모바일 앱을 통해 택시를 중계하는 서비스 업체 '우버'에서 비롯된 신조어로 중개자 없이 수요자와 공급자가 직접 특정한 재화나 서비스를 주고받는 것을 의미한다.

(Third Places 참조)

복원과 보수

박: 최근 노틀담 성당의 화재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인류의 문화유산인 노틀담 성당의 화재에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는 2008년 숭례문 화재를 겪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슬퍼하고 있습니다.

엠마누엘: 나는 2008년 숭례문 화재 사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노트르담 성당과 상황이 비슷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것은 슬픈 사건이며 또한 나는 건물의 외형뿐 아니라 800년 된 숲에서 벌목된 수천 그루의 참나무로 만들어진 엄청난 목공 작업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노틀담 성당의 화재 이후 프랑스 대통령은 5년 안에 노틀담 성당을 보수 하겠다고 하면서 정치권의 개입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5년이라는 기간도 짧아 보이지만, ‘복원’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노틀담 성당을 ‘보수’하겠다고 하는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엠마누엘: 이 성당은 다른 건물과 다르지 않으며 특정한 시간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여러 번 개조되었습니다. 실제로 19세기에 비올레르뒤크 (Violet le Duc) 공작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나는 원형 그대로 다시 짓기 위해 엄청난 돈을 쓸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나는 지금의 목수들이 비슷한 수준의 공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숙련되어 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이 위험한 것은 정치인들이 업적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자 한다는 점인데, 이는 단기주의*로 인해 종종 이상한 방향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파리 필하모니홀, 케 브랑리 국립박물관, 아랍 문화원. 루브르에 있는 페이의 루브르 피라미드는 이 방면에서 성공한 흔치 않은 사례입니다.

* 단기주의(short-termism) : 장기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고 눈앞의 요구사항만 처리하거나 근시안적인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향.

박: 기존 문화재의 ‘복원’인가 새로운 기술이나 방식의 ‘보수’인가를 위한 논란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문화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정하는 중요한 관점이 될 수 있는 논의라고 생각됩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전의 노틀담 성당으로 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데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엠마누엘: 이 성당은 단지 종교적인 건물이나 역사적인 유산에 그치지 않습니다. 문학적으로 빅토르 위고의 소설 배경이 된 것처럼 모든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 성당은 프랑스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것입니다. 나는 어떤 선택들이 이 "공공적인"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보수 공사가 프랑스 가치에 대한 보수적 시각에 초점을 맞춘다면 나는 매우 실망스러울 것입니다.

박: 마지막으로 문화 활동가로써 건축가에게 전달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이야기 해 주십시요.

엠마누엘: 건축가들과 이야기할 때 내가 다루고 싶은 내용은 나의 이성적인 과학자로서의 모습과, 문화 활동가적인 측면이 만날 때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처음에 언급했던 "minimality"를 되짚고 싶습니다. 나는 생태학적 위기의 시대에 그것이 훨씬 더 많은 가치를 지닌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나는 가장 효율적인 설계와 방법, 재료들을 사용하여 주변에 최소의 영향을 주면서 건설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그들의 구조가 나중에 재사용, 재활용 또는 해체되는 방법까지 고려하는 사람들을 지지합니다. 동시에 나는 현재의 제약으로 여겨지는 것이 후에 훨씬 더 큰 창조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건축은 역사적으로도 이 접근법의 훌륭한 예시들을 제공해 왔기 때문입니다.

박: 수학자로써 문화활동가로써 그리고 사운드 아티스트로써 많은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긴시간 함께 이야기 나눠서 즐거웠습니다.

인터뷰어 : 박창현
정 리 : 차윤지
날 자 : 2019년 5월

(Urban Farming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