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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하우징

박: 화제를 조금 바꿔 보겠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중간 영역’에 대한 관심은 결국 사회적 관심과 연관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최근 셰어하우스, 사회적 주택, 공동체주택 등 여러 시도들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특히 도쿄와 같은 대도시에서 셰어하우스의 성향과 비슷한 사회적인 이야기들을 담은 작업들을 많이 진행하고 있나요?

Naka: 대개 많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역시 클라이언트의 문제도 있어서 아직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늘어가는 추세인데 코하우징에는 몇 종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콜렉티브 하우징’, ‘셰어 하우스’, ‘그룹 하우스’가 있고, 노인이 모두 모여서 사는 곳으로 관리인이 있는 형태도 있습니다. 또한 일본은 토지가 비싸기 때문에 여러 명이 토지를 사서 집을 짓는 경우가 많은데, 붙어있는 형태로 ‘코퍼레이티브 하우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본은 이렇게 네 가지 형태―고야베 이쿠코(小谷部育子)의 분류―로 나뉘어 있으며 최근에 늘어난 셰어 하우스는 보통 젊은 세대가 거주합니다. ‘콜렉티브 하우징’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대개 단독주택에 살고 싶어 하고,국가가 그것을 유도하기 위해 지원하는 제도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고는 아마 일본의 특징이라 생각하는데, 주택건설을 장려하는 것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사고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박: 여기서 분류한 네 가지 정의는 서로 어떤 차이가 있고 이 분류는 어느 시기에 이루어진 것인가요?

Naka: 1번의 콜렉티브 하우징은 일본에서 유명한 칸칸모리(かんかん森)라고 하는 곳인데 하나의 유닛이 굉장히 독립적입니다. 예를 들면 미니 키친, 미니 욕실, 이것도 작긴 하지만 미니 키친과 미니 욕실이 각각 하나의 집으로 독립되어 있고 여기에 별도의 공동 리빙, 공동 키친과 같이 더욱 큰 공간들이 별도로 있어서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도 가능하며 가끔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한 가지 더 여기에 살고 있는 사람끼리의 관계는 평등합니다. 그룹 홈에서는 노인이 많이 있고 운영자가 있어서 그 사람의 지시에 따라 생활합니다. 이 분류는 일본의 집합주택 연구자인 고야베 이쿠코(小谷部育子)라는 분이 30년 전에 분류한 내용입니다.

박: 그러면 이런 용어들이 30년 전에도 있었다는 얘긴가요?

Naka: 그렇습니다. 고야베씨는 유럽이나 미국 사례를 연구했고 특히 ‘콜렉티브 하우징’을 일본에 소개했습니다. 1960년대 즈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자신이 사는 장소는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사고가 유행했는데, 이걸 일본에 소개한 것이지요. 게다가 토지가 비싸고 청년 세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데다 사회적 상황이 바뀌어서 자신이 살 장소는 자신이 생각하자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은 한국과 달리 저소득층을 위한 ‘소셜 하우징’이 없습니다. 2000년을 기점으로 없어져 버렸습니다.

박: 이런 분류로 인해 어쨌든 최근에는 다 종류별로 갖춰져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러면 그런 것들이 전부 민간에서 진행하는 것인가요?

Naka: 네 가지 중 두 번째와 네 번째 것은 민간에서 진행합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의 경우, 운영은 민간이 하지만 공공단체가 보조하기도 합니다. 가끔 정부나 지방정부, 지방자치단체가 보조하는 경우도 있는데 굉장히 적습니다.

박: 크게 두 가지 내용을 기준으로 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지요. 하나는 나카씨가 요코하마 대학원(Y-GSA)에서 야마모토 리켄(山本理顕)씨와 함께 진행했던 책 『마음을 연결하는 집』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들을 듣고 싶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 책과 관련해 나카씨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중에 ‘소셜 하우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Naka: 『마음을 연결하는 집』이라는 책은 한글판으로도 나왔습니다. 여기에는 두 개의 모델이 있는데, 하나는 제가 담당했고 다른 모델은 다른 사람이 담당했습니다. 두 가지 모델을 두 지역에서 실현시켰는데, 요코하마대학원(Y-GSA)에서의 활동은 학생들과 연구회를 만들어서 그 원칙을 만들고 검토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박: 두 개의 프로젝트로 나누어서 진행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요.

Naka: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은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고, 한 가족의 구성원 수가 과거에는 4~5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1~2명 정도로 규모가 작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1명씩 생활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 곤란한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해결 가능했던 것들, 그러니까 육아라던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살피는 간호가 어느 정도 가능했다면, 지금은 그것들이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구가 줄어들고, 육아와 간호를 위한 인력이 없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 그 부분을 공급,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관련 문제들을 하나씩 조사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지역 사회권 모델’의 특징은 개인 점유 부분이 줄어들고, 공유 부분이 커질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공유 부문에는 몇 가지 공간과 설비가 있는데 그 부분을 셰어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에너지라든지 혹은 레스토랑이나 욕조라든지 육아나 간호 같은 것들을 500명 정도 규모를 단위로 해서 셰어한다든지 하는 것인데, 이 셰어 스페이스들은 흩어져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하나의 주택은 사적 공간과 개방된 공간이 합쳐져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특징입니다. 사적인 공간은 잠자는 공간, 수납공간이 있고 굉장히 작은 규모입니다. 개방된 공간은 간단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예를 들면, 할머니들이 작은 가게를 하고 있다던가 어떤 사람은 책을 굉장히 좋아해서 책장이 많이 있는 작은 도서관을 배치한다던지 하는 것입니다. 그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취미라든지 특기를 고려한 공동생활을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작은 경제”라고 하고 닫힌 사적 공간과 열린 개방 공간이 세트가 되어 하나의 주택이 되는 것입니다.

박: 평면을 보면 사적 공간이 아주 많아 보입니다.

Naka: 그렇지만 각각은 굉장히 작습니다. 그래서 밀도 있게 구성했습니다. 그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일한다는 조건이 서점이라든지 기숙사를 하고 있다든지, 바를 하고 있다든지 그러한 서비스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작은 ‘기브 앤 테이크’를 연결해 나가면 공동생활이 가능하다는 컨셉을 가준 집합 주택입니다.

박: 결과적으로 각 개개인이 서로 공유를 할 수 있는 취미나 특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과 500명의 인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렇게 두 가지의 전제 조건이 생기는 거군요.

Naka: 취미뿐만 아니라 직업도 포함해서인데 그것은 가족이나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500면 정도를 지역사회의 단위로 생각하면, 어느 정도 다양성을 갖출 수 있고, 그 다양성을 연결해 내자고 제안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박: 어쨌든 저 모델은 500명 정도의 일정 규모가 되어야지만 가능한 모델이긴 하네요.

Naka: 그렇습니다. 장소에 따라서는 천 명일 수도 삼백 명명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인원수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대지 안에서 건물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를 생각했다면, 이 방식은 대지를 기본으로 하되 지역 사회와 관계 맺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지에 국한된 접근은 조금 닫혀 있고 ‘지역 사회권 모델’은 개방되어 있어 그 경계는 조금 유동적입니다. 그래서 셰어와 작은 경제라는 두 가지 포인트가 지역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것입니다.

박: 지금까지 건축은 토지 공급자, 그러니까 소유주의 자본가치에 중점을 두고 진행된 것이라면, 이 모델은 지역 주민들의 관계나 활동에 더 무게 중심을 둔 것이라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같은 경우, 무엇으로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Naka: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연결하는 집』을 쓸 당시에는 거기까지 생각 못 했는데, 아파트를 해보고 생각하게 된 것은 독특함(uniqueness)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식당이 딸린 아파트(食堂付きアパート)〉는 작은 식당인데 위에 쉐프가 살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쉐프가 이곳 식당에서 일하고 요리합니다. 그 쉐프는 자신이 사람들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주고 싶어 하기 때문에 여기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세븐일레븐과 같은 체인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가게를 내면서 지역사회에 특징이 생기고, 그와 같은 특징들이 하나하나 모여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계기를 형성한다고 생각합니다.

(식당이딸린아파트참조)



박: 그렇다면 이 집에 살고 있는 쉐프가 직접 운영하는 것일 텐데 좀 더 다양한 직종들이 모여 가게를 하면 가능하겠군요.

Naka: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자본주의 상업방식을 버전업한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 셰어하우스와 같은 제안들이 나타나게 되는 사회적 상황은 어떻게 생각 하나요? 혹은 셰어하우스와 같은 제안들이 왜 나타난다고 생각 하나요? 물론 나카씨가 요코하마 대학원(Y-GSA)에서 진행 했던 것으로 많은 부분들을 대변할 수 있겠지만 그밖에 다른 생각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위에서 언급한사회적인 상황들을 고려할 때, 건축가인 나카씨는 어떤 대안이 적합하다고 생각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Naka: 앞서 ‘작은 경제’라는 것을 말씀 드렸는데, 최근 모 기업과 함께 여러 가지 조사해 본 결과 살고 있는 장소가 곧 직장인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토미타 레이코(富田玲子)라는 분은 이소자키 아라타 (磯崎新)와 같은 대학을 나온 건축가인데, ‘카페가 있는 주택’이라든지, ‘마을 집회장으로 사용되는 거실’ 혹은 ‘빵가게가 딸린 집’과 같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생각의 변화라면, 이처럼 삶의 공간과 일을 하나의 공간에 엮을 수 있고, 그 공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작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좀 전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자신이 사는 공간은 자신이 직접 만들겠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일부이긴 하지만요.

박: 그러면 사회적 분위기가 그렇게 바뀌게 된 이유가 있는지요?

Naka: 그 이유 중 하나는 근무방법이나 형식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의 변화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일본은 대기업에 한번 들어가면 평생 일할 수 있다는 모델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없어졌습니다. 일본에는 비정규 고용이라는 것이 보편화되어가고 있고, 저출산과 고령화와 같은 사회적 불안요소가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보자는 사람들이 있고 지금은 그 수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가능성을 봤던 것입니다.

박: 한국의 경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동네의 개인 사업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상당수의 동네 개인 사업자들이 대기업에 흡수되거나 밀려나면서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지요. 예전에는 동네의 작은 채소가게 아저씨도 주인이었고, 동네 미장원 아줌마도 주인이었고, 동네 문방구 아저씨도 주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화된 기업형 마트들로 인해 그런 상점들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상황들이 일본에서는 반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네요.

Naka: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일본의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50세 정도가 되면 집에서 일하고 싶어진다고 하더군요. 왜냐고 물어보니까 요즘의 일본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오래 살고 고령화이기 때문에, 50살이 된 그 직원은 자신의 부모들을 간호하고 싶어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 2-3일 정도는 회사에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모님 집이나 근처에서 일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일본에서는 로로카이고(老老介護: 고령자가 고령자를 간호하는 것)라고 부르는데 50살의 사람이 80살의 사람을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재택근무를 주 2-3일 정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들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들입니다. 그렇게 동네에서 생활 하다 보면 간단하게 사거나 필요한 것을 멀지 않은 그 동네에서 소비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동네의 작은 가게들이 계속 유지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박: 변화되는 현실에 적용된 순순환의 구조를 가지고 있어 희망이 있어 보이는 이야기 입니다. 마지막으로 야마모토 리켄(山本理顕)씨의 책에 언급된 것처럼 “우리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글이 잠깐 있었거든요. 그에 대한 생각을 묻고 싶습니다.

Naka: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한 사람이 두 가지 역할을 하는 사회가 좋지 않을까 합니다. 방금 이야기 한 것처럼 일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즐거워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한다든지 흥미가 있는 것을 잘 키워서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혹은 지역 사회와 연결되어 갔으면 합니다.

박: 그러면 지금 까지 보여준 사회적 관점의 프로젝트들은 앞으로도 계속 하실 건지도 궁금하네요.

Naka: 건축이나 도시의 근대적 구축방식은 주택, 주거 블럭, 공공 등으로 조닝 zonening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능적으로 마을이나 건축을 나누거나 분할한 것이죠. 예를 들어 이곳은 상업, 저곳은 주거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의 기능을 건축이나 도시 플래닝을 통해 분담해 왔는데, 저는 이것을 좀 더 느슨한 방식으로 해나가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마을처럼, 하나의 건축물 안에 사는 장소도 있고 일하는 장소도 있고 먹는 장소도 있어서 여러 프로그램이 섞여 있는 것입니다. 이 에서는 여러 가지 일들이 다양하게 섞여 있기도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중요시하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될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인간은 기계의 부품이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느낌을 바꿀 수 있는 일과 프로젝트를 하고 싶습니다.

박: 그렇군요. 앞으로의 작품이 사회성을 가지고 다양하게 펼쳐나가길 기대합니다. 긴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aka: 감사합니다.

인터뷰어: 박창현
날짜: 2015년 0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