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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건축의 취약점

박: 지금 바로 답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질문이 있는데요. 지금 이 시기에 와이즈의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장: 하하 그건 지금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흥미로운 주제이기 때문에. 인지도에 비해서 럭셔리하지 않다는 것 같아요.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인지도에 비해 없다는 것. 무슨 이야기냐면, Making의 측면에서는 저는 저희 뿐만 아니라, 많은 아뜰리에들의 롤모델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재료의 감성이라던가, 실제로 그게 가져올 경제적인 풍요로움에 대한 관심도 물론 있어요. 하지만 그 정도의 퀄리티를 사 줄 수 있는 사람은 제한적이고,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어떤 호감을 갖게 하려면 그것이 실제로 보여지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전: 저는 저희의 취약점이 뭐라고 생각하냐면, 사실 지금 당장에 답변을 드리기에 생각이 완벽하게 다 정리가 되어있지는 않아요. 우리가 메이킹에 관심이 많다는 것에 대해 동감을 했던 것 같아요. 그게 문제에요. 저희가 메이킹을 프로세스와 같이 하기 때문에 되게 비효율적이에요. 그래서 이게, 우리 근본적인 고민, 약점, 취약점인데 그러다 보니까 보여지는 과정이 항상 중간 과정인 거에요. 뭐 만들다가 안 되는 것들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고 될지 안될지 확신을 주기 어려운 것도 있구요. 사실 북촌이 그런 프로젝트였는데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그 프로젝트가 잘 끝난 것은 순전히 건축주가 좋았기 때문에 잘 끝났다고 생각해요. 건물을 풀어가는 과정이 대나무발을 건물에 쓰자는 단순 무식한 사고로부터 출발을 했던 거였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대나무 발을 만들기 위해서 굉장히 애를 썼어요. 모형도 만들어보고, 그걸 만들 수 있는 사람도 만나보고, 그걸 엮을 수 있는 방법도 찾아보고, 그리고 과거의 사례도 찾아보고, 이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했을 때 어떻게 지속가능 하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고민들도 하구요. 정말 많은 집착과 디자인 과정이 메이킹 프로세스에 응집이 되어있었던 거죠. 그러다 보니까 나머지 부분을 세련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어떤 기회 비용들을 여기에 다 투입 하고 있는 거에요. 물론 결과론적으로 저희는 그 결과에 만족을 하고 있어요. 원하던 방향으로 잘 끝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중간 과정을 보면 너무 어설픈 것들이 많았던 거에요. 왜냐하면 안 만들어 본 것이었으니까요. 하다못해 건축주가 그랬어요. “이거 정말 되요?, 괜찮을까요? 한번 해보죠.” 라고. 건축주가 이 부분에 대한 서포트를 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좌절 될 수도 있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메이킹 과정이 리스크가 너무 많은 거죠. 매일매일 생각의 막연함으로 막연한 믿음으로 시작했던 것이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할 수가 없는데 다행히도 여태까지는 잘 넘어왔던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건식벽으로 벽돌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사실 그 우려가 남아있어요. 저기 넣었던 고무라고 하는 것에는 기름 성분이 있기 때문에 다 나가면 갈라지잖아요. 몰탈도 물론 크랙이 가요. 시간이 지났을 때 저것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사실은 검증 받은 적이 없으니까요. 그게 우리의 어떻게 보면 우리 디자인 프로세스의 코어 인 것 같아요. 강점이자 단점이에요. 동시에 있어요. 그러니까 막연한 믿음이나 해맑은 생각에서 출발한 황당무계한 것들이 우리로 하여금 만들어보게 끔 계속 만들어주지만, 또 한편에서는 실패의 가능성도 갖고 시작하는 것이라는 거죠.

장: 그거 만약에 실패하면, 엄청난 실패가 되는 거죠.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금전적으로도 그렇고.

전: 물론 그 사이에 인지를 하고 절충은 해요. 어떤 부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요즘 느끼는 좋은 점은 우리가 그런 결과물들을 만들어온 과정을 좋게 평가하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건축주가 되어서 돌아오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우리로 하여금 또 하던 것을 반복하지 않게 하는 동력을 주기도 해요.

박: 그것과 관련해서 젊은 건축가들이 이미지로 본 것들을 막연하게 구연하고 싶어하는 욕구나 욕심에 의해 프로젝트들이 진행되는 상황은 외국에서는 절대 허용되거나 용납될 수 없는 환경이거든요. 한국에서 지금의 상황이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무마하거나 넘어갈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그것들에 대해서 실험적인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어요. 외국에서는 아시다시피 검증되지 않거나 확인되지 않은 것들을 하는 것은 무모하다고 생각을 해서 아예 시도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이 또 한편으로는 좋은 기회와 지금의 상황들을 만들어냈죠. 하지만 아까 이야기했다시피 양날의 검 인 거죠. 자칫 잘못하면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의 상황이 되는 것이죠. 그것에서의 데미지와 겪어야 하는 상황들이 사고로 이어진다고 하면, 상황이 바뀌어질 수 있겠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질 수 있는지가 건축가 또는 사무소의 능력이라고 생각이 들구요. 그게 또 한국 건축에서 계속 관심 받고 있는 주된 이유이고, 그게 한국의 상황 인 것 같아요.

전: 맞아요. 그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이야기가 왜 나왔냐면, 자기반성 같은 거였어요. 이것은 우리 오피스를 이끌고 있는 사람으로써 그냥 건축가 개인이 아니라 이 그룹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나온 고민인데 이런 설계를 할 때 좀 휘둘리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건축주들 목소리도 크고 다량으로 몰려와서 시장이 이런데 어떻고 저렇고. 한 사람을 둘러싸고 여러 사람이 와글와글하면 좀 물러서게 되는 부분이 있었던 거죠. 그 생각은 순전히 사무실의 프로젝트 구성이나 프로핏 구성 같은 것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던 건데 이미 작업하고 있는 건축주가 소위 말해서 거품 낀 사업파트너를 데리고 와서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갈 때, 이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우리는 그런 일 안 해요'라고 말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관계 때문에 그때 그것을 그냥 받아들였어요. 우리는 딱 요만큼인데 여기에 하나를 끼워 넣었다가 결국엔 넘친 거죠. 그렇다면 이런 분들과 일하지 않게끔 더 구성을 바꾸고, 우리의 체질을 바꾸려고 하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뭘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희의 단점이자 장점이 메이킹이라 했잖아요. 메이킹을 하는 방식에서 생각을 좀 정리한 다음에 하면 좋은데 적당히 하다가 벌써 만들기 시작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것에서 나오는 시행착오나 중간 결과물과의 부족함이나 에러 같은 것들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들을 하는 것 같아요. 그게 결국에는 우리가 다른 클라이언트 그룹과 일할 수 있게끔 바꾸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체질을 바꾸는데 필요한 것들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장소장님이 예를 드는 최욱 소장님같이 대대적인 사무실의 리노베이션 같은 것은 능력도 안되고, 그렇게 큰 관심도 없고 사실 지금 저희 현재 건축주 그룹은 그런 것에 크게 관심도 없으세요.

껍데기 건축, 표피 건축

박: 잘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좀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관점에서 제가 한가지 더 궁금한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업주의 건축, 한편으로는 표피 건축이나 껍데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그리고 그것에 관련된 일은 한적은 있는지. 앞으로 그것과 관련 되서는 어떤 입장을 가지고 계신지 궁금해요.

전: 껍데기 건축은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은데요. 입면만 했다고 해서 껍데기 건축은 아닌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 생각에 어떤 것은 프로젝트가 입면만 있는 경우도 있잖아요. 저희가 했던 봄 프로젝트라는 프로젝트는 남대문 쪽에 우체국이 있는 건물이었어요. 건축주가 저희한테 대지를 내준 게 입면 밖에 없었어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은 건물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모든 포커스가 껍데기에 가는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시는 건가요, 아니면은, 어떤 상업지향성에 대한 건가요.

박: 둘 다 인 것 같아요. 둘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돈은 최소한으로 들고, 화려하게 껍데기로 승부를 걸고 가는 건축 그게 뭐 자본주의 상황에서는 필요하거나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은 들거든요.

전: 일단은 껍데기 건축이라고 분류하는 그 말은 누가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뒤에 운운되었던 프로젝트 중에 동의할 수 없는 프로젝트들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신사역 사거리에 있는 대부분의 건물들이요. 야밤에 불 켜고, 유리로 싹 둘러싸고 코어에 좀 장난쳐 놓고 이런 건물들. 그리고 안에 임대가 되는 건물들. 질적인 해석 없이 양적인 해석만 있는 그런 건물들 있잖아요. 본질적으로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게 태어난 건물들은 껍데기 건축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을 하는 부류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한편에서는 우리가 안 해도 되니까요.

박: 만약 그런 요구의 프로젝트가 들어 오면 안 하시나요?

전: 몇 번 온 적은 있었어요. 보통은 자기들이 알아서 안 맞는다는 걸 너무 잘 아는 거에요. 하는 이야기나, 프로세스 하는 방식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그분들이 볼 때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미적인 방향이나 감각은 그분들이 가진 사업성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박: 그 다음은요?

전: 그 다음 몇몇 껍데기 건축이라고 분류되었던 프로젝트 중 하나가 김찬중 소장님의 한남동 프로젝트요. 저는 그것은 잘못된 분류라고 생각해요. 그 건물은 껍데기 건축은 아니에요. 저는 오히려 메이킹의 과정이 없으면 껍데기처럼 보이는 거죠. 왜냐하면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굉장히 그 안에 많은 프로세스들이 있거든요. 프로세스 때문에 높게 평가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것은 본질적으로 다른 접근을 한 프로젝트였어요. 이종건교수님이 본질을 이해를 못한 껍데기 비평이었다고 말씀 하셨어요. 그 건물은 본질적으로 접근한 방법 자체가 껍데기를 지향하고 있지 않은 거에요. 물론 외관에 굉장히 멋을 내긴 했는데 거기에 넣으려고 했던 것들이 있었던 거죠. 쉘구조로 풀었잖아요. 그것을 구조 자체로 건물의 마감과 구조를 다 해석을 한 거에요. 껍데기 모양에 맞게 구조체가 변형된 거죠. 실제로 접지 않은 방법이 위와 접지하고 떨어졌다가 다시 접지하고 나오거든요. 그리고 테라스를 형성을 하잖아요. 이 건물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건물이 얕기 때문에 이 건물에 공간감을 넣으라는 것들이 굉장히 어려운 요구사항인 거에요. 공간감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 중 하나가 비움의 공간이라고 해서 중정 같은 것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착각 하잖아요. 중정이 공간은 아니거든요. 중정은 중정이에요. 그리고 나머지 요소들을 어떻게 형성을 하는가가 결정을 하는 것인데, 이 대지가 가지고 있었던 제약 때문에 건물은 결과적으로 껍데기 형태로 갈 수 밖에 없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구조를 재해석해서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잘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바구니를 만드는 형상이나 그런 것에 김찬중 소장님이 갖고 있는 형태 지향주의가 들어있어요. 그 안에 굉장히 superficial한 테라스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거에요. 왜냐하면 건물이 가지고 있는, 작고 좁은 것 안에서 누구도 박스로만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거기에 박스를 올리고 할 수 있는 것이 가운데 구멍을 뚫는 것. 그 정도 인데, 표피에 이런 것을 만들어서 superficial한 공간들을 바깥으로 꺼내 놓잖아요. 그곳으로 바람과 빛이 들어가는 공간을 만든 것은 굉장히 잘한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무고한 건물을 자기 편의 위주로 구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종건 선생님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을 때 껍데기 건축은 분명히 있구요, 껍데기 지향적인 건축이 있다는 걸 굳이 건축이라고 분류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박: 그 표피에 관련된 부분들을 정리해서 말하는 상업적인 건물은 성향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힌트는 무엇인가 하면, 저것에 대한 최대 수익율을 올릴 수 있는 방향에 대한 접근, 즉 최대 면적이라던가, 공간을 잘 쓸 수 있는 형태를 만드는 것이요.

전: 그것은 이미 저희가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런 해법을 풀어가는. ABC 역삼동 건물은 사실 최대 볼륨을 끌어낸 건물이에요. 아이러니하게도 그게 바깥에 많은 겹들이 있잖아요. 그 겹들이 사실은 도시가 허용할 수 있는 허용치는 다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만들어졌거든요. 왜냐하면 도로 사선제한을 따라서 올라가는 산책길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겹이라고 하는 것도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무용의 벽이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경험을 극대화 시켜주는 벽이라고 설득을 했고, 그것을 받아들였죠. 그 건물은 용적율을 다 채운 거에요. 하나도 빈틈없이 꽉 채웠으니까. 그렇지만 그것이 껍데기냐고 하면, 사람들은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본질이 어떻게 들어있는가는 조금 다르게 해석되어야 하는 것이, 법규를 꽉 채웠다고 해서 꼭 껍데기인가? 이것은 또 아닌 것 같아요.

건축가인가

박: 또 하나 와이즈 건축의 두 소장님은 자신이 건축가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건축가라는 타이틀을 쓰시나요? 왜냐하면 다음 질문이랑 연결이 되는데요. 아까 잠깐 이야기 했던 책무 이야기 있잖아요. 여러 가지 책무가 있겠죠. 건축가라는 단어가 책무와 관계가 있는 단어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거든요.

장: 그 책무가 예를 들어서 어떤 건축가의 윤리, 그 공간을 쓰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 그런 관점이라고 하면 저는 그런 쪽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의 니즈는 맞춰줄 수 있어요. 그렇지만, 그 니즈를 맞춰주는 것이 책무와 윤리를 다해서 하는 것일까요.

전: 일단은 예술가는 명확한 경계가 있다고 봐요. 예술가는 스스로를 칭하는 사람이니까. 그런데 건축가는 남이 주는 것인가 내가 주는 것인가, 혹은 공간에서 형성되는 것인가 하는 면에서 보면, 사실 공감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예술가랑 다르게요. 예술가는 자기 스스로를 예술가로 부르는 순간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건축가는 공감대도 필요한 것 같아요. 어떤 사람이 단순히 자기 스스로를 건축가라고 부른다고 해서 건축가가 되지는 않는 것 같은 게, 건축가라고 본인 스스로를 부르고 있던 상황이 언젠가는 소멸된다고 보이거든요. 건축사라는 것은 기술적인 명칭이잖아요. 자격을 획득한 사람이 되는 거고, 물론 자격을 시험 보는 여러 가지 카테고리에서 검증되었다고 보겠지만 건축가는 그것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타이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까 설계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 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그 건물을 짓는 행위를 통해서 그 사람이 사회적으로 어떻게 반응하는가도 중요한 거에요. 물론 그 정의를 어떤 사람은 더 예술적인 범주에, 미학적인 범주에 넣을 수도 있겠고, 어떤 사람은 사회적 책무에 더 많이 넣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게 건축사라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더 포괄적인 개념 같아요. 그런데 이미 젊은 건축가라고 이미 여러 번 칭해져 왔기 때문에 이제 와서 아니다라고 하기도 좀 어렵지 않을까.

장: 저는 제 성향으로 보았을 때는, 만드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만든 것이, 그것이 큰 스케일이던 작은 스케일이던 거기서 느끼는 것을 즐기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 안에 타인에 대한 배려는 그 다음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면에서 저는 그냥 메이커(Maker)같아요. 메이커. 메이킹 하는 사람이죠.

박: 저는 개인적으로 장소장님이 여러 가지 이슈, 감리 분리에 관련된, 그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내용들을 끄집어 내고 동참하려고 했던 그 부분들이 좋았거든요. 물론 그것에 관심이 있고, 에너지가 쏠리니까 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 부분이 저는 장소장님이 가지고 있는 매력 중의 하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전: 제가 사실 물어봤어요. 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노골적으로 드러내는가에 대해 우려를 했었거든요. 그때 장 소장님이 했던 이야기가 '이게 건물 품질을 떨어뜨릴 것이기 때문에 막아야 해'라고 이야기 하더라구요. 상당히 단순한 답변이었어요.

장: 그것은 좀 편의주의적인 발상인데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요. 일단은 근본적으로 누가 내가 만드는데 이래라 저래라 하면 그게 맞던 틀리던 싫구요. 그 다음에 건축주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하니까. 특히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작은 프로젝트를 할 때 못 느꼈던 피로감들이 쌓이거든요.

전: 이런 것 같아요. 이거는 건축주를 너무 한쪽으로 몰고 나가선 안 되는게, 어떤 분들은 되게 일임을 해요. 그러니까 전문성을 인정하고 알아서 다 해주세요. 하고 나서 문제가 생겼을 때 정말 단호하게 이야기 하거든요. 이건 안됩니다. 라고. 그런데 어떤 사람은 너무 목줄을 쥔다고 해야 하나요. 감독관이 붙고, 도면 리드를 하고 자신이 증액 나는 것에 대해서 하나하나 잔돈까지 다 세고 있으니까요. 그러면서 감리비 증액은 못 시켜준다고 하고, 감리기간 길어지는 것에 대해 보상 못해준다고 그러구요. 그게 건축주들이 가지고 있는 어떤 시장에서의 성향 때문인 것 같아요.

장: 맥락에서 보자면 메이킹을 방해하니까. 나의 메이킹을 방해하는 사람들은 다 나쁜 사람들. 이렇게 되는 거죠. 여기서는 메이킹이 저에겐 선이니까요.

전: 어떤 때는 건축주들에게 엄청 뭐라고 해요. 이 사람이 건물을 망가뜨릴 것 같다고 생각하면 앞뒤 안 가리고 이건 안 된다고 탁 끊어버리는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것은 마찬가지죠.

박: 무언가를 제안하는 것에 대해서 그것이 옳고 그르다고 확신이 드는 부분이 있는 것 같군요.

전: 그런데 적어도 저희가 생각하는 공간적인 것, 미관적인 것들이 일반인인 건축주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분명히 훌륭한 것 같아요. 그런데, 쓰임새는 제가 한번 실수 한적이 있어요. 정말 치명적으로 실수 한 케이스가, ‘어둠 속의 대화’프로젝트였어요. 사용자 그룹 중의 시각장애인들이 있었는데, 유리 파티션을 넣은 거에요. 저의 생각은 '질감이라는 것을 만지면서 가면 결과적으로 이분들이 공간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따라서 질감들의 차이를 두면 화장실을 따라가는 길이라는 것을 알겠지'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결과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분들이 공간을 인지하는 방식이 굉장히 더 아날로그적인 거에요. 공간을 외워야 하는 거죠. 이분들이 오른쪽을 외우고, 왼쪽을 외우는데요. 저희는 공간을 본 사람들이니까 오른쪽, 왼쪽을 동일화시킬 수 있지만 안본 사람들은 못하는 거에요. 우리가 눈을 감고 돌아서 90도를 못 그리는 거랑 같은 거에요. 그러니까 매번 유리에 가서 부딪히는 일이 발생해서 결국 철거가 되었어요. 철거가 되었을 때만 해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왜 좋은 것을 없앴을까. 빛도 들어오고 참 좋았는데.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어둠 속의 대화'에서 어떤 분이 저한테 굉장히 세게 부딪혔어요. 제가 뻥 뚫린 공간에 서 있었거든요. 그분은 거기에 장애물이 없다고 생각하고, 아무 소리도 안 나니까 그냥 와서 박치기를 한 거에요. 그때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 같아요. 아, 내가 거만한 생각을 했구나. 저 사람들의 공간 인지력은 나와는 다르구나. 저 사람은 소리나 인기척 같은 것을 느끼면 멈춰요. 그런데 전혀 인지하지 못 한 상황에서는 마치 깜깜한 고속도로에서 박치기 하는 것과 같은 거에요. 그게 되게 충격이었어요. 제가 가지고 있던 자만한 생각들이 시각적인 것들에 의존하는 것이 어떤 사용자에게는 굉장히 큰 사고가 될 수 있겠다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쓰임새에 대해선 장담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사람마다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런데 공간이 보여지는 방법에 대한 것들은 적어도 그분들 보다는 우리 쪽 감성이 더 맞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박: 그 내용은 공감이 됩니다. 일부겠지만, 요즘 일본의 젊은 건축가들이 공업주의 건축에 대해 비판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것을 들으면서 우리의 상황들은 어떤가. 또, 건축주와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이런 고민들이 되기도 했었거든요. 물론, 시간이 지나거나 아니면 상황에 따라서 그들과 우리의 관계들을 어떻게 설정하거나 만들지에 대한 기술들은 늘어나겠지만, 사실은 건축주의 요구를 어느 정도로 우리가 응대해야 할지 이런 것들이 사실 어렵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쩌면 이런 문제들은 경험과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여러 현실적인 고민들을 함께 이야기하게 되어 즐거웠습니다. 장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어: 박창현
정리: 한수정
날짜: 2015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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