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3144.3133
60 Jandari-ro, Mapo-gu, Seoul

http://aroundarchitects.synology.me/files/gimgs/th-142_DSC02151.jpg

조재원 (趙 在媛 , Jaewon Cho)

01스튜디오 대표다.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지속가능한 가치를 더하는 사회적 공간의 프로토타입을 탐구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
2011년 대구 불로시장에 계획한 어울림야외극장으로 대한민국공공디자인 대상, 2016년 코워킹플랫폼 카우앤독으로 서울시건축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www.01studio.net

삶의 변화

박 : 지금 서울은 주거 형식에서 아파트가 40~50%를 단독주택은 30% 정도 나머지는 더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요. 어렸을 때에는 주택 사이가 골목이나 가로에 의해 형성이 되었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 연결고리가 단순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것과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해요.

조 : 변화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사람들의 생태를 어디까지 둘 것인가?’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아파트나 단독주택에서 말하려 한다면 예전에 생각했던 이웃과 동네의 이미지가 다르잖아요. 이전에는 골목이 있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 커뮤니티가 유지되는 기간이 지금보다는 더 길었던 것 같아요.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 교류를 하며 살았는데 지금은 유동성이 많이 빨라졌다고 생각해요.

박 : 우리 주거에서의 형식의 변화는 너무나 빠르게 변화되고 있어요. 그 말은 지금 말씀하신 내용처럼 결국 삶의 방식이나 사회적 흐름의 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데, 그렇게 변화를 쫒다 보니 잃어버린 것들도 많다고 느껴집니다. 지금의 고민 중 하나는 현대의 빠른 유동성이 주거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입니다.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 스스로 하고 있어요.

조 : 현대의 사람들의 변화는 자신의 정서적인 관계나 교류와 같은 근거를 사는 곳에서 찾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 만약 20대에게 옆집 사는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는 것처럼요. 이렇게 우리가 공유한다는 공간은 담 없이 오픈된 공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유공간을 만든다고 해서 공유가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죠.

박 : 요즘의 건축가들이 사회적 상황을 읽고 제안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 상황을 읽고 그것을 단지 무엇을 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을 생각하고 더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은 건축가가 해야 할 영역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공간의 쓰임을 생각한다면 당연하게 그 공간을 쓸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은 필요한 것 같아요.

조 :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내 앞의 공간을 누구와 공유하고 싶니?’ 가 아니라 ‘사람들이 같이 모여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라고 거꾸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거죠.

박 : 하긴, 프로젝트를 하면서 제가 든 또 하나의 생각이 세대와 세대들이 물리적으로 가까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잊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주 공간이 자신이 경험해 왔던 아파트가 아닌 유형이 되었을 때 옆집과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또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는 것 자체를 보면 단절된 이웃에 너무 익숙해져버렸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이러한 제안하는 것들을 만들어나간다는 것이 실제로 사람들을 연결시켜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요.

조 : 단순히 ‘연결성’ 이라기보다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기존에 살던 사람들끼리 혹은 새로 이사 온 사람들끼리의 연결은 가능할 수 있어도 그들 사이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 이상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들은 같은 필요에 의해서 그 연결고리가 형성되기 쉽거든요. 그리고 물리적으로 가까이에 있다고 해서 연결고리가 없으면 전혀 연결이 안 될 수도 있고요. 마치 한 집 건너는 친하게 교류하는데 바로 옆집과는 친분이 없을 수도 있는 것 처럼요.

박 : 저는 이렇게 변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보면 통합보다 분열이나 개인화 되고 있는 것이 걱정이 됩니다. 동네의 작은 규모의 공동주택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지만 그것에 대한 좋은 선례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한국의 주거는 더 이상 양적 팽창의 시대는 여기서도 줄어들고 있고 질적인 요구도 많이 생겨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 이웃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조 : 간단하게는 쓰레기나 소음 혹은 주차장 같은 생활 platform 이겠죠. 학교나 직장을 다 같이 다니는 사람끼리 모여 사는 타운이 아니잖아요? 결국은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생활을 논의하고 이야기 하는 것이 필요해요. 서로가 같이 해결이 되면 좋을만한 기능들이 있잖아요. 예를 들면 공동 주차장의 사용 시간 이라 던지 분리수거 하는 장소를 정한다던지 같은 것 말이에요.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하는 조경 관리나 안전 관리 같은 서비스는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하지는 않잖아요. 개별 세대와 서비스를 연결해줄 뿐이지 세대끼리는 연결시켜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박 : 그렇게 구체적인 사용과 관련된 해결 방법을 위한 기능을 생각 할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반대의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요 구체적인 기능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성격이 모호한 공간들이 공유공간에 있다고 하면 그런 잉여의 느슨한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지도 재미있는 접근이 될 것 같아요. 목적이 없는 공간인데 이곳의 기능과 사용은 사용자들이 만들어 나가는 것 자체가 서로 함께 고민하게 하는 출발점이 될 수도 있겠지요.

조 : 가장 먼저 사람들이 느슨한 기능의 공간을 매개로 하면서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며 그들이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건축가로서 특히 주거와 관련하여 어떤 도시적인 변화를 만들려고 할 때는 사람들이 어느 부분에서 문제를 느끼고 있느냐를 관찰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이전에는 물리적인 모델의 차별성을 주었다면 이제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주거에 대한 의존도 그리고 주거만의 요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특별함을 관찰해야 조금 더 나은 제안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건축가의 사회적 관심 - 동네를 연결하는 것

박 : 그런 관찰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지금 흐름에 대한 것들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우리가 맞는 대안을 내리고 있는지 그런 의심이 들어요. 우리의 행동이 미래에 선 기능을 할 수도 있지만 문제가 뻔히 보이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조 : 이러한 대안들이 ‘옳다.’ 또는 ‘옳지 않다.’ 라고 판단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건축가가 공공성이라는 것을 볼 때 그것이 건축의 한 방향이라기보다는 사람의 흐름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건축가로서, 계획가로서 공공성을 가지고 가치판단을 가진다는 것은 현상을 지긋이 바라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나눠 쓰는 공간은 얼마나 이기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어떤 상황에서 욕심을 내거나 타협을 하는가?’ 등 솔직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야 제대로 된 공용공간을 설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박 :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것을 관찰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해요. 그렇게 관찰하다보면 반복적으로 나오는 행동패턴이 나오게 되는데 그런 것들이 기본 바탕은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해요. 하지만 그 방향이 항상 선한 방향으로 흐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기심이 충돌되는 상황도 있을 것이고 개인화 되면서 서로에 대한 무관심이 편하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축가의 사회적 제안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조 :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이미 필요에 의한 공간을 스스로가 만들고 있어요. ‘공유키친’ 같이 집 안의 유형이나 형태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건축가가 공공성을 가지고 개인을 위해서 새로운 유형의 집을 상상할 때 집의 계단이나 문 같은 유닛 하나에서 접근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무형적적인 것부터 유형적인 것 까지 그 범위가 넓어져야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지긋이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은 큰 패턴을 보자는 것이에요. 개개인이 영향을 받는 어떤 조건들이 공동체 그룹의 결과로 드러나는 현상을 본다는 것이죠.

박 : 그렇게 보았을 때 다행인 것은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가는 것 같아요. 이전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제안한다고 할지라도 안 될 꺼라 생각이 되거든요. 땅의 밀도가 점차 포화 되면서 다른 유형으로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형식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러한 사람들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프로젝트가 가능했던 것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건축가의 사회적인 관심이나 책무에 대해 지속적인 고민이 더욱 필요한 것 같아요.

조 : 이런 ‘성산동 프로젝트’의 경우 새롭게 나오는 현상이잖아요. 저런 정도의 필지를 작은 한단위로 개발 하는 경우가 이전에는 거의 없었죠.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이렇게 자본을 투자한 사람들은 하나의 사회적인 흐름이라 볼 수 있어요. 그 사람들만이 아니라 어떤 하나의 그룹의 움직임인거죠. 그들은 개발을 해서 월세를 많이 받거나 이윤의 목적보다도 조금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어떤 바뀐 욕망을 드러내는 건데 이러한 사회적인 큰 흐름을 건축가가 읽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박 : 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더욱 어떻게 바라보고 제안을 할 것인지가 고민이 되는 것 같네요. 이 프로젝트처럼 협소주택은 살 공간도 부족한데 1층에 근린생활시설이라고 하는 주거로 쓸 수 없는 공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실제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하긴 하거든요. ‘지금까지 당신이 살았던 방식과는 다른 유형이 될 거야’ 라고 사람들에게 말했지만 단지 근린생활시설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떤 근린생활시설’을 만들 것이냐가 더 큰 고민이 되었어요.

박 : ‘근린생활시설’을 생각하다 보니 든 생각인데요. 요즘 1층이 주차장만의 공간으로 변하는 것처럼 하나의 추세가 빠르게 번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보면 동네의 성격 자체가 바뀌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조 : 물론 gentrification 의 변화가 빠르게 나타나는 동네도 있는 거죠. 하지만 내가 어떠한 유형을 받아들일 때는 그런 ‘가능성’ 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그렇게 보았을 때 협소주택의 경우는 다른 종류의 저밀이고 낮은 이윤폭으로 바뀌는 규모라고 생각해요. 똑같이 개발한다고 해서 상업적으로 튀겨지는 모델이 아닐 것이라는 거죠. 그것이 주거의 퀄리티를 낮춘다는 것 보다는 그 복합이 가진 장점 때문에 이러한 곳에서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니까 변화의 흐름은 선택하기에 따라 달려 있죠.

박 : 하지만 그러한 변화나 모습들이 도시 안에서 너무 자본과 맞물리는 형태로 변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해요.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소모적이고 소비적으로 보이거든요. 원래 주거지였던 지역이 어느 순간 급속도로 변하고 그 길과 동네가 바뀌었는데 어느 순간이 되면 또 다른 곳으로 흐름이 옮겨 가잖아요. 이렇게 반복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들은 있을 것 같아요. 지금 현상만 바라보았을 때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것들이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발생하는 문제점들은 없을까요?

조 : 그런데 그러한 걱정은 한 단지 전체를 다 부시고 짓거나 하는 큰 형태가 훨씬 많아요. 그것에 비하면 이정도의 소규모 자본들이 투자되어서 조금씩 고치고 하는 것은 괜찮다고 봐요. 또한 지금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투자하면서 수익을 바라지 않는 것은 모순인거 같아요. 우리 일의 근거가 결코 옳은 것을 만드는데 있는 게 아니잖아요. 새로 짓는 건축물들은 지가나 월세를 촉진시키는 것이지 sustainable 하게 만드는 작업은 아니잖아요. 너무 Sustainable한 개발은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 ‘지체되는’ 현상으로 보잖아요?

박 : 하긴 덴마크의 사회주택 같은 경우도 건축적으로나 도시적으로 좋은 상황이라고 하지 않네요.(당첨이 되어서 입주한 사람들은 나오지 않는다는 거죠. 소유권을 내놓지 않으니까 커뮤니티가 그대로 머물러 있고 다이내믹이 하나도 벌어지지 않는 상황)

조 : 지금은 새로운 자본주의의 전선 같다고 생각해요. 자본이 투자되고 그 자본이 이윤을 내려고 하는 부동산의 흐름에 대해 우리가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투자한 만큼 수익을 바라는 사람들과 내가 사는 가치를 더 추구하겠다는 사람들이 섞여 있는 시점인거죠. 후자 같은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도시가 더욱 새로운 기회의 방향들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건축가는 이러한 시점에서 그 땅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를 시도해 보는 거죠. 일회성으로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요. 이러한 시도를 통해 큰 변화의 그림을 그려가는 거지요. 또 그 변화를 보고 의지를 가진 사람들도 새롭게 시도를 할 수도 있는 거구요.

박 : 다른 나라의 대도시들에서도 한국과 같이 새로운 시도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세대들이 같이 살기만 하는 원룸이 아니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가져가는 형태도 있을 것 같고, 사회적 구조 변화에 따른 여러 실험들이 있는 것 같아요.

조 : 먼저 1인 가구의 증가를 눈여겨봐야 할 것 같아요. 특히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며 지가가 비싼 곳에서 발생되고 있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1인 가구라는 것이 결국은 도시 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성장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래서 정부나 기업에서 이 사람들을 위한 창업의 장을 만들어주며 투자를 하는 거구요. 하지만 이 사람들은 일하는 공간에 대한 욕구도 있지만 사는 공간에 대해 훨씬 더 큰 욕구가 있다는 거예요.

박 : 그렇다고 그들에게 일반적인 주거 형식을 제안한다고 해서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는 대도시에서 말이죠. 이런 환경에서 1인이 아파트를 가진다는 것은 그들에게 꿈과 같은 비 현실적인 상황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일하는 공간과 사는 공간을 묶어 준다든지 일하는 공간의 개념도 사회 안에서 다시금 변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인 것 같아요.

조 : 맞아요. 또 다른 관점에서는 1차적으로 1인 가구를 보았을 때 현재는 그들을 위한 상품이 없어요. 가족단위의 사회적 공간이 주어지는 아파트가 많을 뿐 한동안 수요를 맞추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빡빡한 도시에서 새롭게 대두될만한 주거 유형으로서 말이죠. 그래서 쉐어하우스 같이 공유공간을 collective 하게 쓸 수 있게 럭셔리하게 주고 작은 공간이지만 개개인의 공간을 주며 사는 공간을 더욱 극대화 할 필요가 있는 거예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쉐어보다는 임대주택에 가까운 제안을 하고 있어요. 가족공간이라 할 만한 것들은 사실 혼자 살 때는 필요가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방, 화장실, 거실 이런 것들을 갖춰 놓고 싶다고 해서 빈도가 떨어지는 비효율적인 공간을 갖게 하는 거지요.

박 : 그런데 개개의 공간이 작아지게 되면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접점은 더 떨어지겠네요? 소규모로 가면 밀접하게 관계를 맺을 수 있지만 200, 300명 같이 대규모로 갈 경우 다 같은 강도로 관계를 맺을 수 없잖아요.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기능적으로 뭉쳐있던 화장실, 목욕, 부엌 이런 것들이 자신이 필요할 때만 가서 쓰는 정도가 되고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으로 쓰이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조 : 그럴 수도 있지요. 마치 우리나라의 고시원의 큰 형태처럼 될 수도 있는 거지요. 하지만 고시원을 우리나라 주거 유형 중에서 유일하게 주방이나 화장실을 세대가 아닌 전체 건물에서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거주 유형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인 모델이라 말하지는 않잖아요? 사람들이 그런 공간을 위해서 입주하는 것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공유하는 장소의 기준이 중요해요. 그렇지 않으면 서울에서 쉐어하우스는 부동산 개발의 유형으로서 제 기능을 할 수가 없을 꺼 에요. 사람들은 이것을 어떤 하나의 사업모델로 보고 공유사업으로서 하고 싶어 해요. 결국 분양하기 좋은 오피스텔로 되돌아가는 셈이에요. 그래서 다른 사업모델로서 제안을 해야 해요. 좀 더 다른 서비스가 제공된다거나 분명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하는 목적이 형성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 점에서 쉐어하우스는 부동산 개발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거주패턴이라든지 그 수요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나 상품의 개발인 것 같아요. 우리는 이제 이것들을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그 시장 자체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에 도달한 거지요.

박 : 새로운 시장 자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 어쩌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공유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서로가 함께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는 공간을 준다는 것인데 그것을 서로 어떻게 잘 정리해 나가는가에 대한 기술이 필요하겠지요.

조 : 네, 그러한 갈등의 공간에서 서로가 접촉하며 해소하려 한다면 한편으로는 시민의식이 커질 수도 있는 공간이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단지 주의해야 할 것은 건축가가 그것을 만들어 낼 때 항상 핑크빛으로만 그려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그 공간은 항상 갈등과 희망이 공존하는 굉장히 막연한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박 : 앞서 말했던 내용처럼 막연하게 접근하면서 기능을 넣는다면 그것은 의도한 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별로 없는 공간이 되겠지요. 그래서 건축가의 제안은 좀 더 구체적이고 프로그램에 대한 제안이나 협력이 필요해지면서 고민해야할 영역이 더 넓어지는 것 같아요.

조 : 물론 저도 ‘우리가 그런 것 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그런데 이제 ‘그런 것’ 까지의 경계가 없는 거 같아요. 건축가가 하는 일을 건축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처럼요. 이러한 제안이 하나의 솔루션이나 매뉴얼이라기보다는 실행을 하면서 여러 변수들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것이 바로 하나의 ‘씨앗’ 이 되는 것이니까요.

박 : 지금까지 한국의 건축가가 생각해 왔던 일의 업역의 경계는 사라져 버리게 되었고 사회적 변화나 추이에 대해 새로운 시도나 제안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고민해 왔던 관점을 구체적으로 전달 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긴 시간동안 조재원 소장님 감사드립니다.

인터뷰어 : 박창현
정리 : 이근우
날짜 : 2016년 10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