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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와 주택 그리고 한국성

박: 한국의 주택 평면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너무 획일화된 아파트의 평면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당을 중심으로 한 이전의 한옥의 특징을 지금의 거실을 중심으로 한 전통과 연결해 이야기로 끄집어 내는 예도 있었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한국 건축의 2세대인 4.3그룹 건축가들이 그 당시에 전통 건축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요즘 3세대로 칭할 수 있는 젊은 건축가의 세대(70년대생 이후)는 상대적으로 전통이나 한국성에 대한 관심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서: 그래서 저는 한국성이라니까요. (웃음)

박: 그 부분을 주거와 연결해서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 봤으면 좋겠어요. 주거라고 하면 좀 전에 이야기 한 것과 같이 일본과 비교해 한국의 주거 평면에서는 대문을 지나면 마당이 있겠죠. 마당에 대한 부분을 프로젝트마다 어떻게 내부 공간과 관계를 맺었고, 내부의 구조와 평, 단면에서 나타나는 것에서 ‘한국성’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연관성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서: 일단은 전통 주거를 만드는 것을 하는 것은 내가 아니에요. 우리 건축주들은 전통 주거를 모르고, 일단 저는 그것은 그냥 끝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 끝난 것이라고 하는 것은 앞으로의 가능성이 없다는 말인가요?

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옥에 못 살아요. 한옥에 있던 삶의 모습이 아파트 평면으로 왔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외벽에 붙인 건데, 방을 배치하고 복도 옆 남은 공간에 생긴 것인걸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고요. 일단은 공간을 풍부하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하나. 뭐든. 우리 사무실에서 한 것들은 동선이 되게 길어요. 예를 들면 대전주택도, 부분적인 것이 있는데. 그런데, 이게 큰 관심사가 뭐였냐면 첫째, 이 동네 집들이 되게 뚱뚱해요.

박: 집들을 도로 쪽에서 보았을 때 건물의 부피감을 말하는 것인가요?

서: 네, 이렇게 뚱뚱한 집들이 있어요. 그런데 그 느낌이 하늘을 도로 쪽으로 두자는 것 하나였어요. 이쪽의 하늘을 좀 보자. 그래서 무조건 ‘뚱뚱한 매스가 분절 없이는 단일하게 가지 않는다’가 첫째 조건이었어요. 2층으로는 무조건 풀어야 했고요. 그래서 도로에 면한 매스를 최대한 얇게 가져가고 setback 시켰어요. 배치가 3면은 다 다른 집이 있다 보니까 매스를 집어 넣는 게 중요했어요. 그리고 뒷편에 소나무 숲이 좋은 게 있었어요. 그래서 최종적으로 배치가 끝났어요. 그 다음에는 이 뚱뚱한 것을 잡아주기 위해서 이 면을 길게 뽑아내자, 그러면서도 답답하지 않게 개구부를 적당히 뚫자 했어요.

박: 대전주택에서 1층부가 기단처럼 처리되었는데 그렇게 처리한 이유가 있었나요?

서: 그건 당연하게 이런 저런 것을 따지다 보니까 도로와 분리하는 입구와 맞춘 거에요. 이게 이제 건축 매스를 결정하는 이유였고, 건축주는 자기 집에 아이콘이 있었음 좋겠다고 해서, 박공을 50센치 키웠다 줄였다 그걸 스터디를 많이 했어요. 그렇게 되면서 배치가 일단 끝났습니다. 마당에서 봤을 때도 배치가 뒤쪽으로 시원해지도록 했어요. 동선이 어떻게 되냐면 측면을 보고 들어와 보면 거실. 여기서도 긴 면들이 생겨요. 올라가면서 보이는 뷰를 다시 한 번 열어주고. 여기서 미니 텐트치고 놀 수도 있고.

박: 주거에서 각 실의 배치가 퍼블릭 한 기능의 공간으로부터 프라이빗 한 기능의 공간으로 연결되면서 배치하게 되는데 그 부분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나 고민이 있었던 프로젝트는 없었는지요?

서: 주거가 예를 들면 체부동 집 같은 경우에는 현관 바로 옆이 안방이에요. 들어가면 바로 안방인데 창호지도 안 발라져 있어요. 작은 집인데도 동선을 돌리는 것에 대해서 동의를 했어요. 동선을 돌아가서 메인 실이 나오는 느낌이 굉장히 좋았거든요. 돌아와서 보는 뷰가 여기 한옥의 지붕들이 얽혀 있는 느낌이 좋았어요. 프라이빗한 실은 입구쪽으로 잡으면서 어쨌든 잘 쓰이고 있어요. 다이어그램으로 보자면 프라이빗한 공간이 앞에 와있는 건데. 저는 그것이 지금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고, 외부하고 접한 면을 늘려주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는 복도는 어두컴컴해야 하고 방이 전면으로 나와야 하는데, 이것은 다 다른 경우인 것이죠. 회랑처럼 외부에 접해서 돌아가는 것이 메인이에요. 다음 프로젝트와 과수원 집은 다른 형식이 생길 것 같긴 한데, 좀 더 밀접하게 풀릴 것 같기도 하고. 지금 단계는 건축이라는 것이 결국엔 이것 밖에 없는 거에요. 천안 프로젝트는 사실 중정형으로써 가운데 마당을 만든 집이고. MRGU house는 마당으로 안쪽을 막은 집이니까. MRGU house는 진짜 창이 없어요.

박; 여기서 이야기 했던 내용이 작업에서 나타납니다만 앞으로 관심 가질 ‘한국성’에 대한 것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서: 일단은 외기하고 접하는 동선을 늘린다는 것이 가장 큰 거 같아요. 툇마루라는 것도 사실은 주 동선이 외기랑 계속 접하는 거잖아요. 창이 있건 반드시 외부로 풀 순 없겠지만. 분동 형식으로 풀 수도 있을 것이고 단면이라고 하면 반 지하에서 올라갔을 때 외기와 만날 수도 있고요.

박: 그렇다면 서소장님께서 보시는 ‘한국성’이라고 하는 가능성은 일단 외기랑 많이 접하면서 다양한 기회를 보자는 것이군요?

서: 일단은 그 정도 수준 밖에 없어요. 결국엔 저는 장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장식이 필요하다. 그것이 질감일 수도 있고, 비례일 수도 있는 다양한 접근이 가능해요.

박: 그렇다면 그것도 좀 더 디테일 하게 접근된다면 생각하고 있는 ‘한국성’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군요.

서: 저는 일단 그것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작업 가지고는 아직 모르지만. 다음으로 분절돼서 계속 공간을 넘어다니는 느낌 있잖아요. 큰 집들 보면 담으로 넘어다니는데 담의 문턱이 되게 높아요. 그렇게 들어가면 중정이 있고 하나의 완결된 세계가 있고 그런 느낌이 되게 좋아요. 저도 잘은 모르지만 김영준 선생님이 헤이리에 박찬욱 감독 집, 그런데 그것과는 저는 다를 것 같은데, 그것은 공간을 끊어서 연결 시켜주는 느낌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끊어서 연결해주는 느낌이 잘하면 장식이랑 어떤 요소들이 맞아 들어가면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박: 실제로 장식 이전에 먼저 구조가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요?

서: 그럴 수가 없어요. 그렇게 되면 돈이 많이 들어가요. 중목 구조가 들어가서, 상황이 나무의 상태가 다 틀어지기도 하고, 일본이었으면 딱 맞았을 텐데 우리나라에서는 구조재의 모서리를 다 따서 사용하면 결부되는 부분이 다 벌어져요. 그게 시공이 잘못된 건지 한국성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마루 패턴이 좀 더 큰 스케일에서 했으면 재밌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좀 아쉬워요. 1800이라서 안방의 단을 높였어요.

박: 내부에서 사용되는 도어는 어떤가요? 제작 도어인가요?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서: 네, 원목은 아니고 안에 철로 프레임을 만들었구요 그러다 보니 우리는 문을 만져보면 무게감이 엄청나요.

박: 그것도 서소장님께서 이야기하는 공간이 분절되는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 것 같아 보입니다. 내부에서 문의 무게에 따라 공간을 좀더 명확하게 심리적으로 분절시키는 효과가 있어 보입니다.

서: 네, 게다가 질감을 주는 거죠. 이 공간을 넘어 간다는 것을 얄팍하게 퉁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끊어주면서 연결시킨다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어느 순간 어쨌든 젊은 건축가니까 의식해서 넘어가는, 새로운 것은 있는데 쉽게 쉽게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아니에요.

디자인이 가지는 상업적인 성격

박: 지금 보여주는 마감에서 구조라든지 아니면 단어들이 조합되는 상황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이 언어로 치면 문법 일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언어에서의 문법이 똑같은 단어라 하더라고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단어의 뜻은 많이 달라집니다. 프로젝트에서 부분들이 내용과 관련해 여기에 이렇게 쓰이고 있구나, 여기에는 또 반복적으로 쓰이고 있구나, 또는 여기서는 이런 부분들을 의식해서 썼구나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체를 엮어내는 문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요?

서: 그것은 초기에 좀 전에 연속적 분절에 대한 얘기도 했었고, 숲에 만들어지는 공간에 대한 얘기도 했었어요. 그것은 아마 또 가져가고 싶은 이야기일거에요. 그런데 그게 여기서는 풀릴 수 없다고 생각해요. 주거 가지고는 쉽지 않다고 생각하죠. 지금은 약간 부분부분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고 그런 부분들이 좀 더 쌓여서 좀 더 큰 규모가 나왔을 때는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은 있어요. 예를 들면 ‘남해 613여관’도 개개의 동선을 위해서 계단 수가 되게 많거든요.

박: 지금 이야기 하신 ‘남해 613여관’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했던 내용과 어떤 다른 접근이 있나요?

서: 규모가 조금 더 커요.

박: 규모가 달라짐에 따라 내용이 어떻게 달라졌나요? 주택은 사용자든 기능이든 이것들이 동일화 되어 있다고 한다면, 펜션 같은 경우에는 이제 그것들이 다 분산되거나 나눠지잖아요. 그렇다면 그 나눠진 것들이 어떻게 연결 할 것인가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서: 연결은 안 했습니다.

박: 그렇다면 한 건물을 이루는 모든 객실이나 기능들이 따로따로 구성되었군요.?

서: 매스의 느낌이 그래요. 초기 아이디어는 팬션이 150평 규모를 넘어가면 ‘도시 민박법’에서 넘어가기 때문에 땅이 크든 작든 연면적이 150평 넘어가면 한 필지에 70몇평을 분할해서 짓는 거에요. 그래야 도시민박법이 되는데 보통은 아무데나 호텔 못 짓잖아요. 도시민박법이라는 것이 농어촌 지역에 지을 수 있는 법규인데. 딱 그 범위를 정해 놓고 아이디어 작업을 들어갔어요. 거기에는 7개의 방이 들어가니까 7개의 동을 만들려 했는데, 땅이 작아서 안 들어가는 거에요. 할 수 있었던 것은 중정을 만들고, 외부공간을 만들어서 계단실을 두 개인가 만들고 복층으로 다 뚫어서 최대한 주 출입을 다 분리시켜서 한 정도밖에 없어요.

박: 그렇군요. 외부에서 보이는 건물은 종석 마감으로 된 거친 마감의 무게감이 보였는데 메스로 들어가 복도에서는 가벼운 반전이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방의 느낌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이 의식적인 접근을 가지고 내부 계획이 되었다는 것인가요?

서: 기본적으로는 내부에서 들어와서 공간이 뭔가가 이렇게 끝이 안보이게끔, 어쨌든 땅의 형상이 그렇고. 올라가면 이곳 뷰가 안 좋아요. 2층 레벨에서는 창들이 뚫리면서 건축이 보이기 시작하고, 3층에 올라가면 전부 다 오픈 된 욕실이죠. 실들이 모두 복층이에요.

박: 저는 그 부분에서 실내에서 바라보이는 전경이 각 면마다 다양한 접근이 가능해서 다채로워 보였습니다. 그것이 일종의 내부 마감에서 일률적인 상황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요소였다는 생각이었었구요. 그리고 복층으로 구성하면서 욕실과 화장실을 각 실의 상부층으로 계획하면서 다양한 내부의 묘미도 좋았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서: 네, 그래서 수영복입고 단독 욕실 앞 야외 테라스에 누워있는 거죠. 외부 마감도 그대로 밀고 들어와서 돌로 마감이 됩니다. 적당하게 버퍼를 가지면서 진행하는 거죠.

박: 그렇다고 하면 얼마만큼 그것들을 의지를 가지고 여기에 개입을 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도 덩달아서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 개인적으로는 예전에는 건물의 이미지를 어떻게 줄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많이 의식을 하고 작업을 했었는데. 지금은 형태나 그런 부분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은 관심으로 지금 그렇게 바뀌고 있어요. 그것이 많은 부분들을 의식적으로 컨트롤 한다는 것 자체가 반대로 나한테는 독이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형태든 기능이든 의도든 의지든.

서: 그것은 프로그램에 의해서라면 다르게 쓰여지죠. 지금까지는 주거였으니까, customize된거 잖아요. 그 이야기는 없다고 봐야 하죠. 예를 들면 이게 3층의 테라스를 화장실과 욕조로 간 것에 대해서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부분인데. 조금 이야기를 길게 하자면, 여기는 남해 상주 해수욕장 근처에요. 되게 오래된 유명한 해수욕장이에요. 이 근처의 팬션이 몇 개가 있는데 일반적인 여관 건물처럼 생겼어요. 어떻게 짓든 여기서 여름에 2-3달만 일하면 연 수익이 1억이 쉽게 넘어 나오는 곳이에요. 이 건축주가 공기업 다니다가 그만두고 2년간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아버님이 이 근처 지주라서 저희를 찾아왔어요. 비용이 어느 정도 들어가고 했더니 가셨다가 나중에 다시 오셨어요. 합시다. 고민하시다가 오셨어요. 진행을 하는데, 제가 이곳을 4계절을 돌리고 싶다고 했어요. 주변 경관이 좋아 다른 계절에도 드라이브도 많이 오거든요. 그래서 저는 커플 위주로 가고 싶었어요. 가족 단위가 아니라. 2층엔 뷰가 안 좋아 그곳에서는 취사를 하고 잠을 자는 곳 정도로 하고. 어두워도 되는. 3층에 올라가면 화장실인 욕조가 크게 있고, 외부가 쫙 보이는 거죠.

박: 외부에 대한 뷰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셨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외부와 내부를 정리 하셨었나요?

서: 아니요. 좋죠. 왜냐하면 뒤쪽에 남해에서 유명한 금산이 보이는데 바닷가는 아니지만. 창의 위치가 어긋나서 서로 보이는 방도 있어요. 그런데 그것은 어느 정도 풀었어요. 2번 미팅하고 안을 한번도 안 바뀌면서 우리가 그냥 스터디하면서 발전시키다가 끝난 거에요. 어디까지 하냐 하면, 우리가 카페 인테리어랑. 여기 있는 편의점이 주말 매상이 아주 높아요. 그냥 물을 파는데, 5분씩 줄서야 한다니까. 그런데 그런 편의점이 이곳에 딱 하나 있어. 그렇다면 여기서 커피를 조금만 하게 팔고. 가구하고 그림 걸고 하는데 저희가 다 골랐어요. 이 부분에서 공간의 질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효과가 좋다 나쁘다가 극명하게 나올 상황이라서 우리 사무실에서는 중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제가 팬션을 스터디를 쭉 해봤는데. 건축가들이 설계한 팬션이. 제가 봤을 때 제대로 된 팬션이 없어요. 안에 엉망이고 진짜 취향이 안 보이는 공간들. 이것과 게스트 하우스도 마찬가지에요. 지금 시공사에서 작업 들어 왔고. 메뉴도 좀 짜고 싶기도 하고, 그런 거에요.

박: 디자인하면서 상업적인 프로그램이 공공과 연결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요?

서: 굳게 믿죠. 여기에서도 언어가 똑같이 있는 거에요. 2층하고 3층이 분절되어 있잖아요. 대전에서 느꼈을 때 좋았기 때문에 거의 똑같이 가고 있어요.
 
 
 
 
 

자신의 스타일과 한국의 젊은 건축가

박: 어떻게 보면 선입관을 가지고 보아서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매스에 대한 분절이라든지 아니면 외부공간과의 관계라든지, 그리고 스케일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아주 일본과 연결되어 보인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왔을 것 같습니다, 그것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요? 작업을 진행 하면서 자기만의 특별한 색깔을 의식 할 것 같은데요.

서: 그런데 자기 색깔이라는 그 부분이 참 어려운 것이 제가 보는 한국 건축계는 유학 갔다 온 사람들은 다 그 나라의 색깔을 가지고 와요. 한국에 계신 분들은 한국의 색깔이 있겠죠. 그것이 한국적이냐 한국성이냐 아니냐는 그런것에 대해서는 제가 얘기를 못하겠지만 어쨌든 그 색깔은 다 있어요. 크게 뭉뚱그려 보면 그 상황에서 유독 문제가 될 만한 소재는 한일관계가 있기 때문에 저 같은 사람들은 문제가 되긴 하죠. (웃음) 저는 이 다음 단계가 어떻게 한국성으로 표현될 지는 모르겠지만, 쉽진 않다고 생각해요. 제 입장에서는.

박: 어쨌든 한국성에 대해서 의식을 하고 작업을 하고 있군요.

서: 그렇지만 쉽지 않을 거에요. 왜냐하면, 최욱 소장님이랑 얘기할 때, 유럽에서 일본에 처음 왔을 때, 일본처럼 아름다운 나라는 없다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시각적으로 너무 발달한 나라에요. 건축에서 시작을 분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예를 들면 일본의 주택특집이나. 유명한 사람이 아닌 건축가가 지은 집을 봐도 우리나라 웬만한 건축가가 지은 집보다 훨씬 좋죠. 질도 그렇고. 그게 공사비의 문제가 아닐 거고, 저는 다양한 부분의 능력 차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나라에서 메인스트림에 있는 사람들은 훨씬 잘하는 거고. 우리나라 젊은 건축가들 다 모아서 그거 한 권 만들어가지고 일본에 가져가면 사실 제가 봤을 때, 얘기 거리가 안돼요.

박: 어떤 부분에 대해서 말인가요?

서: 작품의 질에 대해서 입니다. 공간의 완성도, 아니면 공간의 느낌.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박: 지금 그 부분만 얘기하자면 책으로 또는 비쥬얼한 것으로 전달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서 반대로. 얼마 전에 그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개인마다 그 내용이 무겁던지 가볍던지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 두는 내용이나 화두를 가지고 설명 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심 가지고 있는 어휘나 단어를 포함해서 ‘나는 이런 내용을 가지고 얘기하고 싶었어’ 라는 화두를 가지고 접근하는 친구들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표현하고자 하는 단어를 가지고 있는지? 한국은 그런 부분들을 의식적으로 안 하는 건지, 아니면 그것들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는 것인지 자문하게 되었습니다.

서: 자, 일본의 경우는 건축계에서 게임의 룰이 정리가 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이것이 이렇게 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가 정해져 있죠. 그것이 국내 시장에서도 파급 효과가 있고 그 다음 단계를 해외 시장으로 갑니다. 포스트는 나다. 내가 판단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변별성을 강력하게 가지고 가야 하죠.

박: 어쨌든 성격이나 흐름은 개개인이 각자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서: 그 큰 흐름은 은연 중에 학교들에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카즈요 세지마까지 나오면 다른 게 뭐 나오겠어 했는데, 이시가미 준야가 나오고. 다음이 나오겠어? 하면 뭐 또 나올 거에요. (웃음) 저는 소우 후지모토 나오는 건 이 정도는 그냥 나올 수 있는 건데. 이시가미 준야 나왔을 때, 이게 나오나? 근데, 그런 룰이 있어요. 예를 들면, 일본에서 유명 해지면 이미 해외 레벨하고 똑같기 때문에. 이시가미 준야는 전부 외국 프로젝트였잖아요.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는 게임에 룰이 없다고 생각해요. 건축계에서 상을 받아도, 시장에서는 시장의 논리가 다르고 그리고 건축계에서 주는 상의 권위가 기준을 볼 수가 없어요. 상을 응모를 안 하는 이유도, 예를 들어, 한국에서 젊은 건축가 상을 받았는데 도대체 일본은 어떤 애들이 받았나 그럼 또 심란해지거든요. 비교하다 보면 심란해 져요. 기준도 애매하고. 저는 그런 기류가 계속 그렇게 갈 것 같아요. 상 타신 분들이 시장에서 작동을 하느냐? 그것도 아니거든요.

박: 어쨌든 첫발을 디디면서 발언할 수 있는 기회는 생기지 않을까요?

서: 저는 제가 가지는 환경의 한계도 있고, 유학의 한계도 있고, 그런 어떤 제가 가진 상황의 여러 한계도 있을 텐데. 여태까지 쭉 진행해온 상태를 보면 철저하게 건축주가 만족하게 될 상황이 되니까, 우리 사무실이 이렇게 일이 된 거에요.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면 되겠구나. 건축은 사진으로 보이는 게 아니거든요, 이해하는 사람들은 계속 하는 것이고 아니면 못해요. 게임의 룰이 안 잡힌 상황에서 애매하게 준비해서는.. 저는 한국에서 애매하게 준비해서 나가면 더 돌 맞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준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제가 뭔가를 발표하거나 한다면, 유명 잡지에 발표할까? 아직 자신이 없어요. 제 스타트가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건축가들에 대해 나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제일 싫어하는 한국 건축가들의 행태가 뭔가 사회적 이려고 하는 느낌. 그게 저는 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저한테 물어보면 항상 ‘서소장님 설계비 얼마받아요?’ 항상 저한테 물어보면 그거에요. 아무튼 저는 딱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들이 분명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을까 없을까 잘 모르겠어요. 건축계에서. 또한 그런 것들이 묶일 것 같지도 않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미술계를 보면 잘 안 묶이거든요. 그런데 영화는 소재 자체가 사람들의 이야기기 때문에 영화, 소설 그런 네러티브가 있는 것은 분명히 한국적으로 묶일 거에요. 그런데 시각 예술에 가까운 것들이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지금 가장 유명한 그래픽 디자이너 슬기와 민 그룹인데 그것은 스위스죠. 스위스고 독일이에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다 밑줄 그었는데, 아무 누구도 얘기하지 않고, 건축도 마찬가지에요.

박: 저는 그 부분들이 그런 것 같아요. 다시 뒤 돌아보면 자기가 자기를 바라볼 시간들이 없는 것 같아요. 개개인이 가진 캐릭터를 나타낼 수 있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서: 자기가 예를 들면 사람을 만나면 이 사람이 이런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 이런 선을 그릴 것 같다. 저는 좀. 일본 애들 다 비슷비슷해 보여도 다 다른 특징이 있거든요. 그런 느낌들이 잘 안 맞아요 건축가들 만나면. 음악 하거나 미술하거나 시각 예술 하는 사람들 만났을 때, 저 사람 참 감각 있고 잘한다라는 그런 느낌을 건축가에게 못 받는 거죠. 이게 뭔가 하면 진짜 자기를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걸 모른다거나 그게 저는 도대체가 이해가 안가요. 짜장면 먹을까 짬뽕 먹을까, 가구를 살 때나, 컴퓨터를 살 때나. 그게 취향인데 취향이라는 게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제가 선생님들 잘 모르겠는데, 아직도 공부하는 태도? 아니 왜 지금도 공부를 하는 건지. 지금 공부를 하면 어떻게 토해야죠. 작업을 하는 건 토해내는 거잖아요. 토해내고 좋다 나쁘다를 해야 되는데, ‘내가 사실은 이걸 공부해서 나온 거야.’ ‘내가 이걸 생각했어.’ ‘사실은 이게 지문이야.’ ‘사실은 이게 한국이야.’ ‘아 그래요? 사실은 이게 비빔밥이었나요?’ (웃음) 근데 어쨌든 저는 모르니까 이런 이야기 하는 거지. 전 잘 모르겠어요. 그게 한국적인 것 같다 그러면 저는 일본 사람인 거죠 진짜.

인터뷰어: 박창현
정리: 한수정
날짜: 2014년 8월 05일